멜로물·사극·라디오까지 '안연홍 바쁘다 바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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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탤런트 안연홍(25.사진)은 요즘 일주일 내내 서울과 경기 남.북부를 휘젓고 다닐 정도로 바쁘다.

SBS '여인천하' 촬영을 위해 경기도 용인 민속촌과 일산 스튜디오로, MBC '네자매 이야기' 를 위해 경기도 의정부 스튜디오로 옮겨 다니다가 다시 SBS-FM '안연홍의 나는 1035다' 를 진행하러 여의도로 향한다.

1987년 열두살 어린 나이에 KBS 대하드라마 '토지' 의 서희 역으로 데뷔한 지 14년만에 인기의 절정에 올라 있는 셈이다. 바쁘고 졸려도 그는 즐겁기만 하다.

그가 세상에 얼굴을 널리 알린 계기는 역시 시트콤 '세친구' 였다. 밉지 않은 '푼수' 가 한 남자(윤다훈)를 '쟁취' 하는 모습에 어느 누군들 박수를 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13일 시작한 '네자매 이야기' 에서 그가 맡은 셋째딸 정유미는 얄미운 캐릭터다. 안연홍은 "자신의 허영심 때문에 사랑보다는 조건을 보고 결혼을 하게 되죠. 결국 파멸을 맞게 되고요. 다른 세 딸은 사랑이건 일이건 뭔가를 이뤄가는데 셋째는 망가지는 거예요. 제일 불쌍하죠" 라고 설명했다.

첫회에선 지진희와의 키스신이 눈길을 끌었다. '세친구' 에서도 그녀는 윤다훈의 입술을 훔친 적이 있다.

"원래 키스신에는 자신이 있는데요, 이번엔 첫 촬영날 키스신을 찍게 됐어요. 지진희씨랑 일면식도 없던 사인데 키스를 하려니 괜히 땀이 나고, 쉽지가 않더라구요. "

본격 멜로물에서 순종적이거나 낭만적이지 못하고 이기적이며 악독한 역할을 맡는 것을 여자 연기자들은 그렇게 내켜하지 않는다. 하지만 안연홍은 "시트콤은 이제 그만해야겠고, 본격 연기자 이미지를 얻고 싶다" 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녀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면 인기도에 따라 배역의 비중이 달라지는 TV 드라마의 속성상 그녀는 네 자매 중 단연 돋보일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녀가 보여준 또 하나의 가능성은 동그란 형의 얼굴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163㎝의 키에 마르지 않은 체구, 토실토실한 볼이 왠지 심술의 대명사인 팥쥐를 연상시킬 것 같기도 한데, "저에게도 스캔들 좀 났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할 정도로 진실한 이미지가 미운 느낌을 별로 주지 않는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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