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견간부 인사] 사정 핵심엔 호남 포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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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7일 발표된 검찰 중견간부 인사는 전체적으로 지역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지만 사정(司正)핵심 라인에는 여전히 호남 인맥이 중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검사장 승진 코스인 서울지검 산하 5개 지청장을 출신 지역별로 보면 호남 출신이 2명, 서울.영남.충청 출신이 1명씩이다. 또 서울지검 1.2.3차장에는 호남 출신이 없다.

또 정치권과 경제범죄에 대한 검찰의 정보수집을 총괄하는 핵심 요직인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에 부산 출신 안영욱(安永昱)부산지검 2차장이 전보됐다.

하지만 사정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과 중수1과장.서울지검 특수1부장 등은 호남 출신들이 차지했다.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사시 17회 출신 서울고검 부장검사 2명을 고검 평검사로 '강등' 발령한 것도 검사들은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함께 3백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사시 23회 출신 검사들을 서울지검 부장검사 24자리 중 18자리에 전진 배치, 세대교체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검사들의 청와대 편법 파견 시비를 피하기 위해 검찰에 사표를 제출한 뒤 지난해부터 청와대 사정비서관으로 근무해온 이귀남(李貴男)씨가 신규임용 형식으로 서울지검 형사1부장으로 돌아온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청와대 비서관이 신규임용 형식으로 검찰에 돌아오면 현직 검사 신분으로 청와대에 파견근무하는 것과 다른 게 뭐냐" 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법무부와 대검이 마련한 인사안에 차이가 많아 6일 밤 늦게까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등이 의견을 조절했다.

한편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검사들의 인사청탁은 일절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 밝혀 정치권을 동원한 검사들의 인사 로비가 여전했음을 암시했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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