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9단은 하얗게 서리가 덮여가는 중앙을 놔둔 채 저 멀리 구석진 39로 향한다. 응수타진이다. 흑▲는 ‘버린 돌’이었지만 아직 잔명이 있다. 그걸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 한다. 이때부터 판 위에선 두 사람의 기세가 치열하게 충돌한다. 어찌 보면 ‘잔돈’이고 눈곱만 한 차이인데 그걸 사이에 두고 처절히 맞서며 일대 살육전으로 치닫는다. 승부란 나중에 반 집에 목을 매는 것. 그보다는 기회가 있을 때 싸운다는 것이 모든 강자들의 공통된 심리다.
40·42는 절대 귀살이를 주지 않겠다는 수. 43이 ‘참고도2’를 엿보자 그것 역시 불가하다며 44의 강수로 나간다. 45부터 전투 개시.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