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성차 창립 멤버들 모두 퇴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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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르노삼성자동차에 남았던 옛 삼성자동차 창립 멤버 출신 본부장들이 모두 퇴진한다. 르노삼성은 삼성차 원년 멤버였던 윤정호 기획본부장(60·부사장·사진 왼쪽)이 이달 말 고문으로 물러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의 본부장 자리 6개는 모두 삼성차 출신 대신 르노-닛산 소속 외국인과 외부 영입 인사들이 이끌게 됐다. 새 기획본부장은 까르푸에 근무하다 2003년 영입된 박수홍(52) 영업본부장이 임명됐다. 또 영업본부장은 그렉 필립(55) 닛산코리아 사장이 맡게 된다.

르노는 2000년 초 삼성차를 6400억원에 인수했다. 그해 9월 르노삼성이 출범하면서 당시 6000여 명 직원 가운데 2000여 명은 삼성그룹으로 복귀했고 2000여 명은 명예퇴직했다. 주요 경영진 등 나머지 1967명이 르노삼성에 잔류했다. 경복고, 서울대 금속과 출신의 윤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기획 업무를 맡아오다 80년대 중반부터 삼성의 자동차 사업을 준비해 왔다. 90년대 초에는 삼성중공업에서 자동차 프로젝트팀(ACM)을 이끌었다. 성사되진 않았지만, 84년 크라이슬러 리 아이아코카 회장이 삼성과 합작 사업을 타진할 때 실무 협상을 맡았다. 그는 르노삼성의 모든 신차를 기획하면서 회사를 비교적 빠른 시간 내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차 첫 부산공장장을 맡았던 신원기(62·가운데) 제조본부장도 올 초 고문으로 물러났다. 경남고, 서울대 기계과 출신인 그는 삼성전자 기술기획담당 상무로 일하다 95년 3월 삼성차가 출범하면서 부산공장을 맡았다. 공장장 재임 당시 무결점 품질로 제휴사인 닛산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승희(59·오른쪽) 르노삼성 인사본부장도 올 초 퇴직했다. 경복고, 서울대 심리학과를 나온 그는 삼성 비서실 인사팀 출신으로 삼성차의 인사담당 임원을 맡았다. 지난달부터 부산자동차고 교장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삼성차 매각을 끝내고 2000년 말 물러났던 홍종만(67) 삼성차 사장은 2003년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을 거쳐 2006년 넥센타이어 부회장으로 옮겼다. 올해 회장으로 승진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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