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지역 차정비업소 보험사에 재계약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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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강릉 지역 자동차 정비업소들이 보험수가 현실화를 요구하며 손해보험사들과의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다.

사태가 악화될 경우 사고를 낸 당사자가 보험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전액 자기부담으로 차량을 고쳐야할 우려도 있다.

강릉시 자동차 검사.정비공장 협의회(회장 曺仔煥)는 4일 "손해보험사들이 공임과 도장료 등 보험수가를 지나치게 낮게 책정해 회원 정비업소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며 "이달까지 보험수가를 현실화시켜 주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지 하겠다" 고 밝혔다.

이들이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는 보험수가는 공임과 도장료 등 크게 2가지.

11개 손보사들은 교환 공임의 경우 시간당 1만4천4백~1만5천원선, 판금 공임은 1만1백30~1만2백원을 적용하고 있다.

도장료도 EF소나타 기준 시간당(교환 도장)5만2백원으로 산정해 놓고 있으나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정비업체들은 공임의 경우 교환공임과 판금공임을 통합하고 보험수가도 최소한 1시간에 1만6천원으로 올리고, 도장료도 8만원선(비보험 차량에 적용하는 수리비, EF소나타 교환도장)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1993년 손해보험사협회와 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측이 공동으로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적정 공임이 1만6천1백75원으로 산출된 점을 내세우고 있다.

K공업사 대표 金모(39)씨는 "우리 공장의 경우 지난해 인건비를 18.5% 인상하고 도장료 등 재료비도 IMF이후 50% 가량 인상됐으나 보험수가는 수년째 턱없이 낮은 가격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4~5월 1년 계약 기간이 만료된 강릉 지역 20여개 자동차 정비업소들은 자신들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이번주중 손보사들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다.

계약 해지 이후에는 자신들이 산정한 정비요금을 적용해 수리를 한후 보험수가와의 차액에 대해 법정소송을 제기하거나 보험가입자에게 부담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최악의 경우 보험 차량에 대해 정비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밝혀 보험 가입자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한국 자동자동차검사정비조합 연합회측도 현재 진행중인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오는 15일 과천 정부 종합청사앞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曺회장(54)은 "그동안 정비업소들이 낮은 보험수가에도 대형 보험사들의 각개격파식 공략에 무너져 억지로 재계약을 해왔다" 며 "정비업소들의 경영난을 심각한만큼 올해에는 보험수가가 현실화될때까지 손보사들을 상대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 고 말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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