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컨페드컵] 호텔수속서 장보기까지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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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내년 월드컵 때도 통역 자원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

A조 프랑스.호주.멕시코 대표팀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통역 요원은 모두 대학생이다.

한국외국어대 통역협회 소속 학생들로 전체 50여명의 회원 중 엄선된 프랑스어.영어.스페인어 특기자들이 각 대표팀에 2명씩 배정됐다.

프랑스 대표팀 통역을 맡은 박정연(22.불어과4).정보운(22.불어과4)씨는 지난 며칠간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빴다.

호텔 수속부터 시작해 지리를 전혀 모르는 임원들의 외출 안내, 선수들의 운동장 이동, 연한 송아지 고기를 찾는 프랑스 대표팀 요리사를 위한 장보기까지 도와야 했다. 그러다보니 하루 4~5시간밖에 못잤다.

"특히 프랑스 팀은 유난히 요구하는 게 많아 힘들다" 는 박씨는 "이제 정이 들어 프랑스 감독이 식사를 거르지 않았는지 챙겨줄 정도가 됐다" 고 말한다.

한국외국어대 통역협회는 1980년 학교 특성을 살리는 한편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절대 부족한 통역 요원을 충당하자는 취지로 학생들이 만들었다. 회원의 90% 이상이 외국 거주 경험이 있어 현지인 못지 않을 정도로 외국어를 구사한다.

이들은 대한축구협회의 요청으로 하루 교통비.식비로 5만원 정도를 받으며 궂은 일을 맡고 있다.

신준봉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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