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을 살리자 2부] 15. 전북-새만금 사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 일대에서 서해안 지도 바꾸기 작업이 활기차게 펼쳐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5일 새만금 간척사업을 순차적으로 개발키로 결정한 것을 계기로 새만금 공사현장이 2년 여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2, 4공구 방조제 공사현장인 군산시 옥도면 가력도.야미도 일대. 대형 덤프트럭 80여대가 쉴새없이 돌과 흙을 쏟아놓자 1천2백t급 대형 바지선 여덟 척이 물살을 가르며 방조제를 쌓았다.

한쪽에서는 대형 포클레인이 굉음을 토하며 높이 15m, 너비 33m, 무게 4백t의 초대형 배수관문 여덟 개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김동환(56)소장은 "이달 중순께면 방조제 축조공사가 본궤도에 오를 것" 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사업은 1조7천3백63억원의 예산으로 2004년까지 서해 앞바다 33㎞에 방조제를 쌓아 서울 여의도 면적의 1백40배인 8천만평의 토지와 4천만평의 담수호, 총 1억2천만평을 만드는 대역사(大役事)다.

그러나 새만금사업 재개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연일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놓는 등 환경파괴 논란이 좀처럼 가시지 않아 환경친화적 개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곡창지대 청사진〓2004년까지 물막이 공사를 마치면 2만8천3백㏊의 토지가 생긴다. 농림부는 이곳에서 쌀 등 연간 14만여t의 곡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현재 전북의 농지면적 21만5천㏊, 곡물 생산량 91만t의 10%를 넘는 규모다.

새만금사업단 임채신(林采信)단장은 "2015년이면 식량 부족량이 1백만t을 넘어서게 돼 간척지는 식량 확보의 보고(寶庫)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33㎞의 방조제는 서해안 관광코스로도 역할을 하게 된다. 비응도 방조제에 설치된 대규모 풍력단지, 바다경관이 뛰어난 고군산열도, 자연경관이 수려한 내변산 등 국립공원 변산반도로 이어지는 코스는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간척지내 담수호 주변엔 1천90㏊의 습지를 조성해 자연학습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육로 교통사정도 좋아진다. 군산에서 부안까지 현재 승용차로 두 시간 걸리던 것이 한 시간으로 단축돼 고속도로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농림부는 이에 따른 교통편익 규모가 연간 1천6백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 수출 전진기지〓2005년부터는 새만금 간척지 인근인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비안도 중간해역 6백55만평에 54척의 배를 동시 접안할 수 있는 신항만 건설이 시작된다. 11.9㎞ 길이의 부두를 갖춘 이 항만의 화물 처리능력은 연간 4천7백50만여t. 2031년 완공계획으로 모두 4천3백36억원이 투입되며, 2011년까지 부두.접안시설 1단계 공사가 진행된다.

신항만은 2005년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갈 군장산업단지(4백82만평) 입주 기업들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전북도는 또 방조제 4공구 지역인 비응도 일대에 2010년까지 7백50㎾급 풍력발전기 50기를 갖춘 풍력단지도 조성한다.

◇ 환경개선이 관건〓제2의 시화호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만경강 수질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전북도 이기동(李基棟)환경보건국장은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만경강 수질을 농업용수 기준인 4급수까지 개선하도록 힘을 쏟겠다" 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북도는 김제시 만경대교~전주시 추천교~완주군 용암교 52㎞, 7백60만평에 오염물질 정화기능을 갖춘 만경강 생태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는 만경강 수질개선에 필요한 예산 3천3백억원을 해외자본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99년엔 캐나다 환경전문회사인 SNC나바린사와 사업추진 협의계약도 했다. 현재 민간투자위원회가 심의 중인 SNC사의 투자계획은 3천43억원을 들여 만경강 주변에 축산폐수처리장 등 정화시설 37곳을 설치한다는 것이 골자다.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는 "개발과 함께 국가기구인 '국립 새만금환경연구소' 를 설치토록 해 환경문제를 풀어가겠다" 며 "모든 행정력을 환경개선에 집중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 도움말 주신분

▶전북도 권영길 건설교통국장▶전북도 최수 농림수산국장▶전북도 새만금사업소 박종환 소장▶군산대 양재삼 교수▶한국토지공사 군산사업단 이재완 부장▶김제시 이보승 경제산업개발국장▶군산상공회의소 김연종 회장▶군산시 임갑수 경제산업국장▶전북애향운동본부 김삼룡 총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