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이재길 사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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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여인의 아름다움은 어디서 오는 걸까? 말할 것도 없이 늘씬한 다리와 서양미가 돋보이는 얼굴이 요즘 미인의 조건이다.

하지만 사진작가 이재길(李在吉 ·50)씨는 “이러한 미인은 외형일 뿐 한국 여인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그 내면에 있다”고 말한다. 즉 고운 자태뿐만 아니라 그 내면에 깃든 전통적인 정서에 있다는 것.또 절제된 에로티시즘이 한국 여인의 미라는 설명이다.

한국 여인의 내면에 스며 있는 정서와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그의 사진이 16일까지 대구 ‘갤러리 P&A’(Photo & Art)에서 전시된다.

갤러리 P&A는 사진의 메카라는 대구의 자부심을 이어가기 위해 1일 개관한 초상 ·누드 ·패션사진 만을 전문으로 기획 ·전시하는 사진전문 갤러리다.

李씨의 전시회는 갤러리 P&A의 개관을 기념하는 초대전이기도 하다.

‘꿈’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소개될 작품은 한국적인 정서를 살릴 수 있도록 인화지도 모두 약품처리된 한지를 사용했다. 그래서인지 사진이지만 동양화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초가집과 전통한옥 등을 배경으로 한복을 입은 한국 여인의 모습은 한폭의 동양화 못지 않다.수줍은 듯 고개를 숙인 한국 여인의 모습은 절제의 미가 느껴진다.

李씨는 “유교의 전통과 보수성,정숙한 몸가짐을 가진 한국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는 서울 ·뉴욕 등지에서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해오다 99년부터 계명대 시각디자인 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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