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영화] KBS2 '동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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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동감 (KBS2 밤 11시10분)=애잔한 노래 가사처럼 사랑의 여운을 공감케 하는 영화다.

작품이 가진 몇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미덕이 있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고 전국적으로 1백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흥행에도 성공을 거뒀다. 이 영화로 배우 유지태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

1979년에 살고 있는 여대생 소은(김하늘)은 짝사랑하는 선배(박용우)를 쫓아다니다 우연히 무전기를 손에 넣게 된다.

개기일식이 진행되던 어느 날, 무전기로 지인(유지태)과 대화를 하다 소은은 깜짝 놀란다. 지인이 자신보다 21년 후에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더욱이 소은은 자신의 선배에 대한 사랑의 결말까지 알아버린다.

무선통신을 통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그린 '동감' 은 순수한 사랑 이야기에 팬터지 요소를 넣은 젊은 감성의 멜로영화다. 착하고 해맑은 주인공들의 캐릭터가 폭넓은 공감을 얻어내고 재기 발랄한 유머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에 대한 김정권 감독의 믿음과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을 연출한 장진 감독이 쓴 시나리오가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70년대 후반 학생운동의 모습이 어설프게 표현되고 과거 장면에서 배우가 입은 옷의 상표가 요즘 것인 점 등 세부 묘사에 엉성한 부분이 여럿 눈에 띈다.

국내에서 유난히 인기를 끈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 레터' 와 '4월 이야기' 를 연상케 하는 요소가 많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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