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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 침실에 있던 21명, 69시간은 생존 가능" 해군 분석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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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이 완전히 밀폐됐다면 생존도 가능하다." 26일 백령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천안함의 실종자 중 일부가 완전히 밀폐되는 침실에 머물렀다면 최대 69시간은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해군 측의 분석이 나왔다. 해군은 27일 자정쯤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 내 임시 숙소에서 실종자 가족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브리핑을 했다.

해군은 생존자 증언을 바탕으로 사고 당시 침실에 21명 정도의 장병이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침실의 경우 밀폐가 가능해 침실이 파손되지만 않았다면 내부 탑승자는 생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보통 17% 정도인 공기 중 산소가 7% 정도로 떨어지면 생존이 어렵다"며 "21명이 머물렀다는 가정 하에 69시간 정도는 이 정도 산소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실종자들에게 밀폐 가능한 공간이 없었을 경우, 이들은 섭씨 3도 안팎의 찬 바닷물에 그대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 온도에서 보통 사람은 1~3시간 사이 저체온증에 빠져 사망할 확률이 높다. 그런데 이들이 밀폐 공간에 머물러 있다면 이 찬 물에 몸을 직접 접촉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28일 오전 같은 함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도 비슷한 분석이 나왔다. 해군 관계자는 "배 구조가 겹실로 되어 있어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방호막을 형성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확답이 어렵지만,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대는 침실이 전혀 파손되지 않고 고스란히 물에 가라앉았을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해군이 이런 희망을 아주 조심스럽게 내놓는 이유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어떤 가정을 토대로 추가 생존 여부를 말씀드리면 헛된 희망 또는 절망을 드리게 될 것 같아 조심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정선언 기자,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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