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황선홍과 고종수의 '존재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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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황선홍과 고종수의 '존재 증명' .

황선홍은 1년3개월 만의 화려한 복귀로, 고종수는 그가 없음으로 해서 한국 공격의 무게가 얼마나 떨어지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존재의 이유' 를 알렸다.

한국은 전반 설기현을 원톱에 기용한 4-5-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하석주와 안효연의 측면돌파를 주 공격루트로 삼은 것이다. 결과는 실패였다. 둘은 상대수비를 압도할 스피드도, 개인기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왼쪽의 하석주는 자신에게 패스가 집중됐음에도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고종수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후반 히딩크 감독은 윤정환을 빼고 황선홍을 기용했다. 지난해 2월 북중미골드컵 이후 1년3개월 만의 재등장이었다.

황선수는 최전방을 휘저으면서 상대 수비를 교란하고 송곳 같은 패스를 동료들에게 찔러줬다. 전반 유효 슈팅(골문 안으로 가는 슈팅)이 하나도 없었던 한국은 후반에는 찬스다운 찬스를 몇개 만들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몇 번의 공격기회가 하석주에게 연결됐고, 하선수는 머뭇거리며 결정을 지어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황선홍의 복귀는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만 고종수의 공백은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히딩크호의 문제점을 드러내주었다.

수원=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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