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EO 보상 적지만 자질도 한참 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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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보상이 미흡해서인가, 자질 부족인가.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최고경영자의 저변이나 문화가 빈약한 한국의 실정을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21세기 전문경영인 포럼.한국전문경영인학회 등이 24일 주최한 '한국 최고경영자(CEO)의 보상은 적절한가'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영 환경에서 전문경영인 역량은 날로 중요해지고 있으나 국내에선 CEO에 대한 보상이 미흡한 편" 이라며 "CEO 보상체제를 선진화해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보상체제 강화에 앞서 국내 CEO들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인사.조직관리 전문 미국계 컨설팅사인 타워스 페린 한국 지사의 김태연 컨설턴트는 "국내 CEO들의 연봉은 경쟁국에 비해 적을 뿐 아니라 성과급의 비중도 턱없이 작아 동기 부여가 덜 되고 있다" 고 지적했다.

타워스 페린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 CEO들이 받고 있는 성과급의 액수는 기본급 대비 평균 25%로, 미국(1백55%).싱가포르(1백2%).홍콩(87%)에 비해 크게 낮았다(지난해 매출 5억달러 규모의 기업 대상).

평균 연봉은 19만달러로 미국.홍콩.일본 기업의 34.5~13.5% 수준이었으며, 국내 CEO와 생산직 근로자간의 평균 연봉 격차는 11배로 홍콩(38배).싱가포르(36배).대만(15배)에 비해서도 작게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대 경영대학장 조동성 교수는 "최근 산업정책연구원이 해외 기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국내 전문경영인 집단의 경쟁력은 조사대상 64개국 중 21위를 차지, 홍콩이나 대만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며 "전문경영인 스스로 역량을 키워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탑 경영컨설팅의 고강식 부회장은 "국내 경영자 보상제는 국제적인 CEO 시장에서 유능한 인물을 끌어올 만한 매력을 갖추지 못한 게 문제" 라며 "선진국형 보상제와 함께 소유.경영의 분리로 CEO의 권한을 명확하게 하고 대기업간의 임원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고 지적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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