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3세대 통신 경쟁력 없어 빛 못 볼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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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미국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3세대 이동통신이 2.5세대와 무선 근거리통신망(LAN)에 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일본.영국의 대형 통신회사들이 잇따라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실시를 연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메릴린치는 지난 2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3세대 통신서비스가 가격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유럽의 경우 현재 서비스 중인 2세대를 2.5세대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30억달러(약 4조원)만 있으면 되지만 3세대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해선 2천5백억달러(약 3백25조원)나 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3세대가 2.5세대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1백배 가량 빠르긴 하지만 2.5세대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는 큰 불편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가까운 거리에서 거의 제한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 LAN 기술이 발달할수록 3세대 서비스의 이용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3세대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 중소형 통신회사들과 2.5세대 관련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일본의 NTT도코모는 이달에 도쿄(東京)와 인근 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3세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기술적 문제로 인해 오는 10월로 연기했으며, 전국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3년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도 이달 말 시작하려던 시범서비스를 3개월 연기했으며, 스페인도 서비스 개시시점을 당초 계획했던 오는 8월에서 내년 6월로 늦췄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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