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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의 경쟁력' 심포지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한국 산업의 경쟁력' 심포지엄이 중앙일보.삼성경제연구소.삼성종합기술원 공동 주최로 2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두 연구소의 업종 전문가들이 주제발표자로 나서 반도체.조선 이후 뚜렷한 주력 산업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 산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새로운 유망 산업 육성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한국 산업은 한때 후발 개도국의 모범사례가 되기도 했으나 1990년대 들어 과잉 투자와 기업 부실을 제때 바로잡지 못한 것이 외환위기의 간접 원인이 됐다. 이후 구조조정에 얽매이다 보니 새로운 주력산업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

올들어 원화가 평가절하됐는데도 수출이 급격히 둔화하는 등 산업 체력이 쇠잔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 한국 산업의 현주소=주력 업종의 상당수가 세계 5위권에 진입하는 등 겉보기엔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으나 기술력 등 질적 면에서는 선진국의 60% 수준에서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ㆍ동남아 등 후발국들의 추격은 매섭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부즈 앨런&해밀튼은 환란 직후 이를 '넛 크래커' (호두까기)상황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선진국과의 격차는 기초연구.마케팅처럼 지식의 축적을 요하는 분야여서 따라잡기가 어려운데 비해 후발국은 낮은 원가를 무기로 빠르게 해외 시장을 잠식해 한국경제가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국제경쟁력의 근간인 산업 경쟁력의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한 국민경제 안의 총체적인 실력을 뜻했다면 21세기 경제활동의 정보화ㆍ글로벌화에 따라 경쟁력의 원천도 다양해졌다. 가령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과 기업의 글로벌 경영 및 분업화 등 생산과정 자체가 부가가치를 내기에 이른 것이다.

◇ 전통산업 빅5=반도체는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생산국이 됐지만 세계 시장의 76%를 차지하는 비메모리 분야의 점유율은 1.5%밖에 안된다.

조선은 2년 연속 신조선 수주 1위에 올랐지만 향후 초대형 컨테이너선.액화천연가스(LNG)선.크루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의 개척이 과제다.

자동차는 당장 대우자동차의 매각 성사 여부가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장기적으론 전세계에서 일고 있는 전략적 제휴 바람에 동참해야 한다.

디지털 가전은 국내 기업들이 일부 첨단 제품 개발에 성공해 초기시장을 선점했다. 앞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하고 환경친화적 제품을 개발하는데 힘써야 한다.

석유화학은 에틸렌의 연간 생산능력(5백15만t)면에서 세계 3위 생산국. 부족한 내수와 해외경기 침체로 과잉설비 처리가 급선무다.

◇ 신산업 빅5〓정보통신(IT)부문은 최근 내수시장의 포화로 성장세가 급속히 둔화됐다. 세계 표준화 경쟁을 주도할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나노기술(나노는 10억분의 1, 초미세 기술을 뜻함)은 선진국처럼 정부 주도의 종합적 육성책이 나와야 살 수 있다. 바이오는 첨단 산업 중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미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큰 만큼 한국 특유의 유전자 정보를 찾아내 특허화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써야 한다.

광(光)산업은 이미 반도체 시장과 맞먹는 크기로 성장하고 있다. 정부.업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광통신.광부품 등 생산에 기존 반도체 기술을 적극 접목해야 한다.

정리=홍승일.서익재.강병철 기자

◇ 주제발표 및 토론자

▶개회사=최우석 삼성경제연구소장

▶총론=한국 산업의 경쟁력 현황(김정호, 이하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전통산업=반도체(장성원).조선(최봉).디지털 가전(김학상).석유화학(구본관)

▶신산업=정보통신(고정민).엔터테인먼트(심상민).초정밀(이은홍, 이하 종합기술원 수석연구원).바이오(김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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