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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은 꼭] "울산에 중소기업청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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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자동차 전자 제어장치를 개발하는 김모(37.울산시 북구 효문동)씨는 벤처기업 등록을 하기위해 꼬박 사흘을 허비했다.

이달 초 부산시 북구 만덕동에 있는 부산.울산중소기업청을 방문했으나 기술개발 관련 서류가 잘못돼 헛걸음하고 이틀 후 다시 들러 겨우 등록했다.

金씨는 "중소기업청이 울산에만 있어도 간단히 해치울 일을 사흘이나 걸렸다" 며 "울산서 부산까지 오가는 데만 5시간을 허비했다" 고 말했다.

울산지역 1천2백여 중소기업체들은 "울산에 중소기업청이 없어 기술지도.자금지원 등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며 불평을 늘어 놓고 있다.

벤처기업 울산지역협회 김세연(金世淵)사무국장은 "지난달 벤처플라자 행사 때는 참가업체 20여 개 중 울산지역 벤처기업이 하나도 끼지 못하는 등 기술강좌.창업보육 등이 부산지역 업체 중심으로 운영돼 울산 업체들은 사실상 혜택을 볼 수 없다" 고 지적했다.

울산지방중소기업청 신설은 울산시.울산상의.중소기업협회 등이 1997년 7월 광역시 승격후 5년째 건의하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의 최대 숙원사업.

정부가 구조조정으로 기구.인력을 늘릴 수 없다는 이유로 중소기업청 설립을 미뤄 국내 최대 산업도시 울산에 중소기업 지원 대책이 겉돌고 있다.

울산시는 내년까지 벤처기업 1천 개를 육성할 계획이지만 기술.자금지원 등 길라잡이 역할을 할 중소기업청이 없어 육성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올들어 겨우 6개 업체만 벤처기업으로 등록하는 등 벤처기업이 68곳 밖에 안되고 있다.

또 벤처기업 등록을 해도 자금지원.기술강좌 등 지원혜택을 받기가 힘들어 등록을 포기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또 내년 2월 문을 열 예정인 울산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북구 연암동)도 핵심 기관인 지방중소기업청이 들어서지 않으면 제 역할을 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있다.

이 센터는 울산시가 중소기업 진흥공단.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중소기업 관련 16개 기관.단체를 한군데 모아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한지붕 아래서 한꺼번에 해결 할 수 있도록 하는 중소기업 종합서비스 체계(One Roof Service System)를 갖출 계획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청 등 핵심 기관이 입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무역협회 등 중소기업 관련 기관들이 입주를 망설이고 있다.

허만영(許萬英)기업지원과장은 "전국 공업 생산액의 12%를 차지하는 울산지역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방중소기업청이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 며 "우선 벤처기업 등록.기술지원 등 기본업무를 처리 할 중소기업청 울산사무소라도 설치해야 한다" 고 말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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