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도 '경영 마인드' 도입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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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전통의상과 영상을 곁들인 '사흘간의 서울 음악여행' (3월), 국악인 부부.가족을 한 무대에 올린 '가족 음악여행' (5월) '허튼 가락 세 바탕 축제' (6월 13일)….

서울시국악관현악단(상임지휘자 이상규)의 올해 공연을 보면 뭔가 색다른 느낌이 든다. 정악.판소리.민요.창작곡을 옴니버스식으로 한 무대에 올리는, 전형적인 정기연주회의 패턴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공연이 끝나고 연주자나 관객 모두에게 뭔가 강한 인상을 남기려면 백화점식 나열을 탈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국악하면 모두 비슷비슷한 분위기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지만 알고 보면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최근 테마가 있는 공연으로 정기연주회의 성격을 바꾼 것은 올해초 기획담당을 맡은 송희영(38.사진)씨의 아이디어. 대학 졸업 후 국내 최초의 공연기획사인 예음에서 주로 클래식 공연을 기획하다가 삼성문화재단 멤피스트 1기로 선발돼 뉴욕대 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했다. 지난해 '새로운 예술의 해' 조직위에서 멀티아트페스티벌을 직접 기획했다.

"요즘은 국악을 듣는 게 정말 좋아요. 애호가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지만 국악에도 예술경영 마인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출신인 송혜진(숙명여대 전통예술대학원)교수의 동생이기도 한 송씨는 "관객 동원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결국 연주자 섭외나 기획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뿐" 이라며 "음반 녹음과 홈페이지 개설 못지 않게 단원들의 사기 진작이 급선무" 라고 말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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