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회원 줄고 전교조로 '힘쏠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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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때 초.중.고교 교사 회원이 27만명에 달해 최대 교원단체로 자리잡았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회원 수가 교원 정년단축 등의 여파 때문에 10만명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국교직원노조는 합법화(1999년 7월) 이후 조합원 수가 두배 가량으로 늘어나 향후 교육계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직단체 가입 교원 현황' 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97년 기준으로 회원 수가 25만여명이었던 한국교총은 지난 3월 기준으로 16만6천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지난 2월에 비해서도 3천8백83명이 줄었다.

이에 비해 전교조는 합법화 당시 3만9천3백51명이었던 조합원 수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7만5천여명으로 뛰어올랐다. 지난 2월에 비해서는 5천1백32명 늘어난 숫자다.

한 달 사이 회원 수에 크게 변화가 있었던 것은 신규 임용 교사는 전교조 가입이 많았던 반면 기존 회원들은 정년.명예퇴직 등으로 교단을 떠났기 때문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한국교총의 교감.교장 등 관리직 회원을 제외할 경우 전교조 조합원 수가 교총 회원 수의 절반(97년엔 25분의1)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가 조사해 밝힌 회원 수는 회비.조합비를 소속 단체가 자신의 급여에서 일괄 공제해 가도록 신청한 회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교원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노조 가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합비를 급여에서 일괄 공제하지 않고 개별 납부하는 전교조 교사를 포함할 경우 전교조 조합원 수는 8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교원에 대한 회원 점유율은 한국교총이 45.7%(2000년 1월엔 48.2%), 전교조가 22.1%(2000년 1월엔 15.6%)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 황석근 대변인은 "정부의 갑작스런 교원정년 단축으로 98, 99년에 교총 회원 중 정년 퇴임 및 명예퇴직자가 5만여명 생겨 회원 수가 줄어들었다" 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원 중 일부가 교육부에서 파악하는 '회비 일괄 공제' 명단에 오르지 못해 회원 수가 16만명대로 나타난 것 같지만 실제로는 17만명이 넘는다" 고 덧붙였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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