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전화폭력 없어졌으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딸아이가 다니는 중학교의 자모회에서 한 어머니가 자신이 당하는 전화폭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녁 늦게 전화가 걸려와 받으면 말없이 끊는가 하면 다짜고짜 욕설을 한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잘못 걸려온 전화일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넘겼지만 그런 일이 너무 잦아 이제는 신경이 쓰이며 특히 남편이 늦게 귀가하는 날이면 무섭기까지 하다고 했다.

전화폭력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언론 보도를 본 뒤 아는 사람에게 이런 일이 생기니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발신자 번호가 표시되는 서비스가 시행돼 스토킹이나 장난전화 등 각종 전화폭력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좀 편안해지게 됐다.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하는 전화를 장난이나 개인의 욕구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된다.

발신자 표시 서비스로 스토킹 등 전화폭력에 따른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겠지만, 건전하고 성숙한 정보통신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박미옥.충북 충주시 연수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