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리뷰] '…왜 큰 돈을 못 벌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주가가 오르기 직전에 주식을 팔거나 혹은 주가가 폭락할 때까지 주식을 움켜쥐고 있는 투자가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주식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혹은 슈퍼마켓과 같은 일상적으로 돈의 지출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들이 많다.

신간은 바로 그 비합리적 지출의 여러 심리적 요인을 밝혀 돈 쓰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부를 쌓는 지름길이라고 설득한다. 이른바 심리학과 경제학을 결합해 '돈 앞에서 바보가 되는 인간의 모순' 을 설명하려는 '행동 경제학' 이론을 구체적 사례 중심으로 소개한다.

한마디로 돈을 다루는 소비자이자 투자자인 일반인 혹은 기업가의 마음 속 움직임을 교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며, 특히 돈에 관한 한 효율적으로 행동한다' 는 전통 경제학의 가정과 상반되는 접근이다.

맹목적으로 팁을 건네거나 신용카드를 긁어대고 또 적자 부문에 자금을 쏟아붓는 행위 등은 기실 인간의 마음 자체가 오락가락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저자들도 지적하듯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래서 마법의 특효약이 있을 순 없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심리적 착시현상의 주범인 '마음의 회계(mental accounting)' 를 바로잡으라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어떤 돈을 다른 돈보다 가치가 낮은 것으로 간주해 함부로 낭비하는 경향, 다시 말해 주먹구구식 회계를 지양하라는 것이다.

배영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