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결산 상장사 1분기 순익 61%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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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경기 침체로 거래소 상장기업과 코스닥 등록기업의 올 1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증권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는 올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12월 결산 상장기업 5백51개(미제출사와 지난해 사업연도와 비교 불가능한 22개사 제외)를 분석한 결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61.7%가 줄었다고 17일 밝혔다. 매출액 순이익률(순이익÷매출액×100)도 지난해 1분기(7.1%)보다 4.6%포인트 감소한 2.5%로 떨어졌다.

코스닥증권시장이 분석한 12월 결산 등록법인 3백39개(관리종목 16개와 전년도와 비교가 불가능한 신규 등록법인 1백61개 제외)도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87.0%나 줄어들었다. 코스닥기업의 매출액 순이익률도 지난해 1분기 8%에서 3%로 4%포인트나 감소했다.

영업실적이 나빠진 것은 ▶경기 침체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원화 가치 급등에 따른 환차손▶증시 침체로 인한 보유 주식의 평가손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관리종목은 대규모 채무면제 이익으로 지난해에는 흑자가 발생했으나 올 1분기에는 적자로 전환됐다.

◇ 빈익빈 부익부=올 1분기에 상장기업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기업은 삼성전자(1조2천4백36억원)로 전체 상장기업 순이익(3조5천7백17억원)의 3분의1을 차지했다. 한국전력.SK텔레콤.한국통신.가스공사.현대자동차 등이 올 1분기에 2천5백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고, 이들 순이익 상위 10개 기업을 합하면 전체 상장기업 순이익과 맞먹는다.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 계열기업들도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고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줄여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반면 올 1분기에 적자 규모가 가장 큰 상장기업은 하이닉스반도체(5천3백88억원 적자)였으며, 대한항공.SK글로벌.쌍용양회.고합.한보철강.대우전자 등이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적자에서 올 1분기에 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대농.대선주조.대호.유니온.누보텍.효성기계.NI테크.극동건설.세방기업 등 23개였고, 순이익을 내다 적자로 전환된 기업은 한솔제지.아남반도체.인천정유.대한해운.동국무역.동국제강.데이콤.한화.금호건설 등 77개였다.

◇ 적자 전환 봇물 이룬 코스닥〓올 1분기에 코스닥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기업은 국민카드(1천7백77억원)였고, 기업은행.한통프리텔.LG텔레콤.휴맥스.엔씨소프트 등이 1백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다.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 적자에서 올 1분기 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엔터원.씨앤에스테크놀로지.와이즈콘트롤.메디다스.바이오시스 등 28개였으나, 적자로 전환된 기업은 아시아나항공.케이엠더블유.현대멀티캡 등 55개에 달했다.

이희성.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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