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빚 많은 60대 계열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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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현대자동차.포철 등 15개 계열이 60대 주채무 계열로 신규 선정됐다. 이들 계열은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하고 부채비율 감축계획, 구조조정,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추진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의 신용공여 잔액을 기준으로 상위 60개 계열을 올해 주채무 계열로 선정, 14일 발표했다. 신용공여란 금융권에 진 빚을 말한다.

새로 선정된 60대 계열의 지난해 말 현재 금융빚은 1백11조8천3백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9년보다 12조2천6백40억원 준 수치다. 금감원은 "대기업 부채비율 감축에 따른 결과" 라고 설명했다.

주채무 계열로 새로 지정된 곳은 현대차.포철 외에 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대우통신.오리온전기.현대산업개발.두루넷.하나로통신.대한해운.대우기계.대우조선.현대백화점.일진.고려제강 등이다.

주요 그룹별로 보면 LG.SK그룹의 금융빚은 크게 늘었다. LG는 지난해 말 현재 11조5천3백33억원으로 99년보다 2조3천5백53억원(25.6%), SK는 9조8천3백21억원으로 2조3천8백94억원(24%)늘어났다. 삼성은 9조9천7백18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7천6백81억원(21.7%) 감소했다.

현대그룹(15조2천7백98억원)의 경우 계열 분리된 현대자동차그룹(6조7천2백39억원)을 합해도 22조37억원으로 집계돼 2천6백32억원(1.2%) 증가에 그쳤다. 현대그룹은 그러나 현대차 계열이 분리됐음에도 지난해에 이어 금융빚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위 삼성은 3위가 됐다. LG는 4위에서 2위, SK는 5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5위는 현대차그룹. 5대 계열 금융빚은 53조3천4백9억원으로 60대 그룹 총액의 47.7%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환율이 99년에 비해 크게 상승, 기업들의 원화 환산 부채액이 증가하면서 신용공여액 증가의 원인이 됐다" 며 "LG와 SK는 특히 에너지 관련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정이 더 했다" 고 말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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