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 해외의존 갈수록 높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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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우리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전기.전자.통신분야의 해외기술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산업자원부가 최근 내놓은 지난 40년간의 해외기술도입대가(로열티) 지급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업계의 로열티 지급액은 총 2백26억달러(약 30조원)로 이중 전기.전자.통신분야가 전체의 절반인 1백13억달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업종의 로열티 비중은 해마다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시기별로 보면 철강.자동차.조선.화학 등에서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졌던 1970년대~80년대말까지 전기.전자.통신분야의 로열티 지급액은 전체지급액의 20%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기술집약산업이 본격적으로 육성되기 시작한 90년대들어 이 비중은 크게 늘어나 91년에는 39%(4억7천만달러), 96년에는 49%(11억3천만달러)로 급증했다. 또 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산업이 급팽창하면서 99년에는 그 비중이 처음으로 로열티전체 지급액의 절반을 넘어 55%(15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월 현재(10억8천만달러) 61%까지 그 비중이 커졌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일본에 지급한 로열티가 전체의 63%를 차지, 두나라에 치중됐다.

이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기술도입료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기술무역은 수출 2억달러, 수입 30억달러로 2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 경쟁국인 대만은 1987~95년사이 해외로열티 지급총액이 매년 1억달러를 넘지 않았으며 첨단분야의 비중도 30% 이하에 그치고 있다(미 특허청 자료).

방기홍 기산텔레콤 이사는 "대만의 경우 산업구조상 중소기업 중심이어서 대형기술 도입에 따른 비용이 우리보다는 적지만 정부주도의 활발한 기술개발이 로열티 지급을 줄이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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