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 군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11일 충남 유성의 계룡스파텔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육군발전 심포지엄' 은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예전과 달리 몇몇 비정부기구(NGO) 대표들도 초청됐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와 육군이 공동 주최한 이날 주제는 '정예 정보기술군 건설을 위한 육군의 전략적 선택' . '정보화' 문제가 처음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육.해.공군, 해병대 장교 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심포지엄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에서 예상되는 미래전(未來戰)의 양상과 그 대비책, 정보화시대의 군사력 소요 등이었다.
그러면서도 초점은 단연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가' 하는 점에 모아졌다.
"앞으로는 병사들이 싸우는 전쟁에서 첨단 정보화에 숙달된 프로들의 전쟁이 될 것이다. "
"과학기술의 혁신은 과거 선(線)중심의 전장(戰場)을 면(面)과 점(點)중심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전쟁 양상도 영토와 자원을 뺏기 위한 것에서 굳이 싸우지 않고도 자국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달라질 것이다. "
토론에서는 또 "지정학적으로 숙명적인 한계점을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비(非)대칭적 억제전략의 수단으로 핵무기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그것은 지극히 현실성이 없으므로 군사혁신(RMA)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억제수단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 는 주장도 제기됐다.
예컨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전쟁억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무기와 전략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시간 넘게 진행된 심포지엄이 끝날 때쯤 조성태(趙成台)전 국방장관이 입을 열었다.
"과학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 군의 대비책은 너무 소홀했다. 야전과 정보화를 동시에 꿰뚫어 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데 군은 한 쪽 인재만 길러왔다. 장관을 지낸 나는 물론 참모총장도 책임이 크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 지난해 6월 이후 잠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평화상태 속에서 우리 군이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 이날 심포지엄은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김준범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