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범 편집위원 칼럼] 군도 정보화인력 키워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남북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우리 군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11일 충남 유성의 계룡스파텔에서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육군발전 심포지엄' 은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예전과 달리 몇몇 비정부기구(NGO) 대표들도 초청됐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와 육군이 공동 주최한 이날 주제는 '정예 정보기술군 건설을 위한 육군의 전략적 선택' . '정보화' 문제가 처음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다.

육.해.공군, 해병대 장교 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심포지엄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에서 예상되는 미래전(未來戰)의 양상과 그 대비책, 정보화시대의 군사력 소요 등이었다.

그러면서도 초점은 단연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가' 하는 점에 모아졌다.

"앞으로는 병사들이 싸우는 전쟁에서 첨단 정보화에 숙달된 프로들의 전쟁이 될 것이다. "

"과학기술의 혁신은 과거 선(線)중심의 전장(戰場)을 면(面)과 점(點)중심으로 바꿔놓을 것이다. 전쟁 양상도 영토와 자원을 뺏기 위한 것에서 굳이 싸우지 않고도 자국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달라질 것이다. "

토론에서는 또 "지정학적으로 숙명적인 한계점을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비(非)대칭적 억제전략의 수단으로 핵무기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그것은 지극히 현실성이 없으므로 군사혁신(RMA)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억제수단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 는 주장도 제기됐다.

예컨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전쟁억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무기와 전략개발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3시간 넘게 진행된 심포지엄이 끝날 때쯤 조성태(趙成台)전 국방장관이 입을 열었다.

"과학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 우리 군의 대비책은 너무 소홀했다. 야전과 정보화를 동시에 꿰뚫어 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데 군은 한 쪽 인재만 길러왔다. 장관을 지낸 나는 물론 참모총장도 책임이 크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 지난해 6월 이후 잠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평화상태 속에서 우리 군이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 이날 심포지엄은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김준범 편집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