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 재료 없는 조정장세 이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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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주도주 없는 조정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이 방향을 잡지 못하자 국내 증시도 시가총액의 60%를 차지하는 전기전자.통신.금융주의 주가 움직임이 둔해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는 D램 가격이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으면서 불안한 모습이고, 통신주와 금융주도 주가 상승을 이끌 뚜렷한 재료가 없다.

◇ 테마주 길목지키기 쉽지 않아〓지수가 정체 상태에 빠지면 가장 먼저 부각되는 게 코스닥의 테마 종목군이다.

최근 들어 보안.소프트웨어, 게임.엔터테인먼트, 스토리지.네트워크 등 다양한 종목들이 순환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식의 본질 가치와 무관한 액면병합주가 크게 오르는가 하면 현실성을 점칠 수 없는 금광.보물선 관련주와 상장폐지 예정종목까지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짧게는 하루 이틀, 길게는 1주일까지 상한가 행진을 거듭하며 추격매수 유혹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막상 이들 종목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정보가 시장에 알려졌을 때는 대부분 주가가 급등한 상태이고, 기세가 꺾인 뒤엔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며 폭락하기 쉬워 실제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는 어렵다" 고 말했다.

◇ 덜 오른 실적 우량주에 관심〓틈새 종목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에서 골라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삼성증권은 10일 "박스권 장세에서는 업종 대표주를 추가 매수하기보다 상승폭이 작은 개별 우량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 지적했다.

'대타(代打)' 로 거론되는 종목들은 최근(3월 30일~지난 9일) 거래소가 10.6%, 코스닥이 16.3% 오르는 동안 상승률이 이에 못미치거나 오히려 하락한 종목 중 예상 실적이 괜찮은 종목들이다.

삼성증권 이윤경 연구원은 "많이 오른 종목들이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실적이나 업종이 유사한 종목들이 대신 상승하면서 시장 전체의 수익률이 균형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고 지적했다.

◇ 중.장기 투자도 실적주가 유리〓교보증권은 실적 우량주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더라도 꾸준히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는 실적이 호전된 업종 가운데 우량 기업들의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차별적인 실적장세' 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

투자 유망종목으로는 ▶시장 점유율이 높은 종목(롯데제과.롯데칠성.농심.하이트.효성.현대모비스)▶구조조정과 업계 재편에서 혜택을 보는 종목(태평양.효성.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LG건설)▶재무구조가 우수하고 안정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종목(남양유업.태평양.신도리코.한국전기초자)들을 꼽았다.

교보증권 임노중 책임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고 실적 장세가 펼쳐지기 전까지는 재무구조와 수익성에 바탕을 둔 선별적인 투자가 최선" 이라고 강조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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