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 '우향우' 일단 멈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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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도쿄=오대영 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사진)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밝힌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헌법 해석변경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실행 등 우경화 공약에서 후퇴했다.

고이즈미는 9일 중의원에서 열린 각 정당 대표질문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와 관련, "전몰자에 경의.감사를 표하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참배할 생각이지만 총재로서의 공식 참배는 주변국가의 국민감정 등을 종합검토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지통신은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문제에 대해선 총재선거 당시의 공약에서 사실상 궤도수정했다" 고 보도했다. 과거에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전 총리가 총리시절 개인자격으로 참배한 적이 있다.

그는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을 실현하는 데 대해선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것을 해석 변경하는 것은 매주 신중하게 해야 한다" 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헌법에 대해선 광범위한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각도에서 연구하겠다" 고 말했다.

고이즈미는 총재선거 당시 헌법 해석변경에 의한 집단적 자위권 실현, 야스쿠니 신사 공식 참배를 공언했으나 지난 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아 한발짝 물러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고이즈미는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金正男.30)의 강제추방에 대해 "그 문제를 오래 끌고 갔다면 예상치 못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며 "이번 조치는 매우 적절했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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