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선 앞두고 치열한 매매공방 펼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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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종합주가지수 600과 코스닥지수 85의 매물대를 맞아 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섰다.

11일 증시는 보합권에서 밀고 당기며 치열한 매매공방을 펼쳤다.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소폭 밀렸지만 거래량은 10억주를 넘었다(거래소 4억8천여만주, 코스닥 5억6백여만주).

지수의 하락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대량거래가 이어지는 것은 장세를 낙관하고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와 일단 팔고 보자는 투자자 사이에서 힘의 균형이 팽팽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증시가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에 접어든 것으로 점치지만 단기적으로는 숨고르기가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 단기 조정 뒤 추가 상승 전망 많아〓시장에서는 지수가 단기 조정을 거친 뒤 추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 많은 편이다.

미국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에다 오는 15일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거래량과 상승률 등 기술적 지표를 보아도 연초 유동성 장세와 비교해 아직 치고 올라갈 여유가 있다는 점이 추가 상승의 근거로 제시된다.

굿모닝증권 서준혁 연구원은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관심이 업종 대표주 등 경기관련주로 확산되고 있어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며 "지수가 하락할 때를 적극적인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 옆걸음질에 대한 신중론도=같은 재료를 두고 비관론자들은 정반대로 해석한다. 미국 증시의 단기 상승폭이 컸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도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호재가 될 수 없다고 본다.

특히 장세를 주도할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도 연초보다 1조원 가량 적어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의 매물벽을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본다.

교보증권 김승익 투자정보팀장은 "거래소의 증권주.코스닥의 보안 관련주 등 주도주의 상승 탄력이 크게 떨어졌다" 며 "10일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시장에 프로그램 매물이 4천억원 이상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 이라고 지적했다.

◇ 순환매 가능성 커져=낙관론과 비관론을 견줘보면 적어도 주말까지 지수가 한 방향으로 줄달음질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는 15일 미국 금리인하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재료가 마땅치 않은 점도 조정장세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내에도 현대투신.대우차의 해외 매각 등 구조조정과 관련된 호재가 터져나오지 않는 한 시장을 움직일 굵직한 재료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수 영향력이 큰 블루칩이 지수를 받쳐주는 가운데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낙폭과대주나 실적 호전주로 번갈아 매기가 옮겨다니는 순환매가 펼쳐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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