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외국어 자원봉사단 '외국인 안내 뿌듯해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외국인들을 안내하는 자원봉사가 1주일 내내 기다려져요. "

상암경기장 월드컵 홍보관 외국어 자원봉사자는 59명이나 된다.

은퇴한 사람이나 가정주부도 많지만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도 있어 1주일에 하루만 자원봉사한다. 그러나 홍보관이 설날.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연중 무휴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들의 자원봉사도 연중 무휴다.

자원봉사자들의 출신은 다양하다. 전직 초등학교 교장.스튜어디스.군 장교와 현직 일본어 강사.교사.은행 간부도 있다. 봉사가 가능한 요일이 같은 사람들끼리 8~9명씩 조를 짜 매주 같은 날 일한다.

지난 4일 금요일 오전조는 자영업을 하는 김동호(50) 조장과 송기현(58)씨, 교직에서 은퇴한 강금숙(65).김이례(65)씨와 국영기업체에서 근무했던 김상기(72)씨 등 5명이었다. 김조장은 영어, 조원들은 일본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 이날 오전만 중국 관광객 두팀.일본 관광객 두팀.아사히 신문 취재팀 등 1백여명의 외국인들이 홍보관을 찾아 이들은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대가를 바라고 시작한 일이 아니에요. 하루 교통비로 지급되는 2천4백원이 전부인데요. "

외국어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지원했다는 강금숙씨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면 녹초가 될 정도로 피곤하지만 국가의 큰 일에 힘을 보탤 수 있어 그렇게 뿌듯할 수 없다" 고 말한다.

몇개월째 매주 금요일 만나다 보니 서로 정이 들었다는 이들은 중국어 자원봉사자 봉사시간이 오후로 잡혀 있어 오전에 방문한 중국 관광객을 제대로 안내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신준봉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