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도 우향우?… 중도좌파 유럽 '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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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닷새앞으로 다가온 이탈리아 총선에 전 유럽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는 중도 우파 후보인 언론재벌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전진 이탈리아당.사진) 전 총리와 현 집권세력인 중도좌파 연립의 프란체스코 루텔리 로마시장의 대결로 굳어졌다. 여론조사에서의 인기는 베를루스코니가 10% 포인트 가량 앞서오다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3개의 텔레비전 채널 등 방송과 금융업.부동산 등으로 재산을 축적한 이탈리아 최대 부호로 1994년 8개월동안 총리직을 맡았다.

유럽 언론들, 특히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와 파이낸셜 타임스, 프랑스의 르몽드 등 권위지들은 일제히 베를루스코니의 부패 스캔들을 거론하며 그의 당선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선거가 국제적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한 것은 90년대 중반 이후 '제3의 길' 을 내세우며 한동안 유럽정치의 주류로 자리잡아온 중도좌파의 퇴조 기미가 이번 선거를 통해 더욱 굳어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특히 베를루스코니의 우파 연립에는 극우파 정당들이 가담하고 있어 유럽연합(EU)은 99년 오스트리아에서 자유당이 연립정권에 참여했을 때와 같은 파문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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