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봄가뭄 비상… 작물 피해 클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북한에 봄가뭄 비상이 걸렸다. 북한 중앙통신은 지난 4일 "3월 1일부터 현재까지 강수량이 15㎜로 예년 평균 83㎜의 18%에 불과하다" 고 밝혔다. 특히 서해안 곡창지대인 황해도의 강수량은 9㎜로 기상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함경북도 지역도 지난 58일간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봄가뭄의 피해는 밭농사에 집중될 것 같다. 옥수수의 경우 4월 20일부터 파종을 해 6월 말까지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날씨가 가물면 옥수수가 미처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말라죽게 된다.

콩이나 마늘.배추같은 다른 밭작물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앙통신도 "토양 표층을 고찰해 본 데 의하면 농토 마름 깊이가 8~15㎝로서 종자 싹트기 한계선을 훨씬 넘어섰으며 이미 묻은 씨앗들은 거의 말라죽어 아무런 기대도 할 수 없게 됐다" 고 보도했다.

게다가 5월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은 작다. 서울 기상청은 이달에도 맑은 날이 많겠으며 강우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김운근(金□根)박사는 "북한의 봄가뭄이 장기화할 경우 옥수수를 비롯한 밭작물 농사를 망칠 수 있다" 고 우려했다.

최원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