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28점 신들린 챈들러, 모비스 압박 수비 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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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마퀸 챈들러가 22일 울산에서 열린 모비스와의 4강 PO 2차전에서 슛 찬스를 맞고 있다. [울산=뉴시스]

사고뭉치가 오랜만에 제 몫을 했다. 마퀸 챈들러가 해결사였다.

동부가 22일 울산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모비스를 72-70으로 꺾고 시리즈를 원점(1승1패)으로 돌렸다. 동부 포워드 챈들러는 28점·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동부는 20일 1차전에서 61점밖에 뽑지 못했다. 챈들러는 14점을 넣었지만 강동희 감독의 기준치에는 한참 못 미쳤다. 어시스트는 고작 1개였고, 턴오버 6개나 저질러 패배를 자초하기도 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외국인 선수 대결에서 밀리면 힘들다. 챈들러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모비스 브라이언 던스톤은 1차전 18점으로 승리의 주역이었다.

챈들러는 2차전을 잔뜩 벼르고 나왔다. 모비스의 압박 수비를 깨려면 자신의 활약이 필요하다는 걸 아는 눈치였다. 챈들러는 적극적으로 1대 1 공격을 시도했다. 박종천과 김동우를 달고 다니며 내·외곽을 넘나들었다. 챈들러가 2쿼터에만 10점을 퍼붓자 기울어 가던 경기는 팽팽한 접전이 됐다. 다른 동부 선수들은 한쪽으로 비켜나 챈들러가 마음껏 코트를 휘저을 수 있도록 도왔다.

널찍한 공간이 생기자 챈들러는 물 만난 고기처럼 뛰어다녔다. 박종천도, 김동우도 키가 크고 개인기가 뛰어난 챈들러를 막지 못했다. 방법은 파울밖에 없었는데, 챈들러는 자유투 1위의 슈터였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김주성 쪽에 틈이 생길까봐 던스톤을 챈들러에게 붙이지 못했다. 한때 10점 이상 뒤진 동부는 챈들러의 활약으로 3쿼터를 51-54로 마쳤다.

챈들러는 승부처에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4쿼터 초반 자신을 막던 김동우를 5반칙 퇴장으로 내보낸 뒤 득점포를 가동했다. 4쿼터 5분께 자유투 2개를 다 집어넣어 61-60을 만들었고, 종료 1분30초 전 중거리슛을 꽂아 69-63으로 점수를 벌렸다. 모비스의 추격을 뿌리치는 한 방이었다.

모비스는 1쿼터를 21-10으로 앞서 2연승을 예감케 했지만 이후 동부의 수비에 막혀 역전패했다. 슈터 박종천과 김동우가 던전 5개, 4개의 3점슛이 모두 림을 빗나가는 등 3점슛 성공률이 19%에 그친 게 뼈아팠다. 강동희 감독은 “김주성에게 의존하는 공격은 한계가 있다. 오늘은 챈들러가 자기 득점을 해줘 이길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울산=김우철 기자

◆4강 플레이오프 전적(22일)

▶울산 모비스(1승1패) 70-72 동부(1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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