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시각장애인 초등교 교단복직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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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재직 중 시력을 잃어 휴직한 초등학교 교사가 각고의 노력 끝에 2학기부터 교단에 다시 선다.

집안 등 익숙한 지형에서만 혼자 걸을 수 있고 30㎝ 앞의 큰 글자 식별도 어려운 1급 시각장애인인 충남 당진 고대초등학교 송광우(宋光宇.30.사진)교사. 지난달 초 宋교사는 '교사활동에 지장이 없다' 는 진단서를 충남 당진교육청에 제출해 복직 결정을 받아냈다.

그동안 일부 대학이나 특수학교에서 시각장애가 있는 교수나 교사가 수업을 한 적은 있으나 일반 초등학교에서 정상아들을 상대로 수업을 하는 것은 宋교사가 처음이다.

1999년 10월부터 'DNA 돌연변이로 인한 레버성(性) 시신경 위축증' 으로 시력이 나빠진 宋교사는 정상수업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4월 휴직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키워온 교사의 꿈을 장애 때문에 접을 수 없었다. 대구대대학원 특수교육과에서 이를 악물고 특수교자재 이용방법 등을 익히면서 교단에 설 준비를 해왔다. 어려울 때마다 학생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당진교육청 관계자는 "宋교사의 경우 실물 화상기나 프로젝션 TV 등 보조 장치를 이용하면 수업 등 교직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업무수행 능력을 잘 따져서 담임교사를 맡길지 교과전담교사를 맡길지 최종 결정하겠다" 고 덧붙였다. 宋교사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조금 불편을 느끼겠지만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宋교사는 98년 진주교대를 졸업한 뒤 같은해 3월부터 당진 고대초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당진=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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