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경제의존 축소등 "반미 외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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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이 미국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서로간 '오해' 가 풀리면 민주당 정권 시절의 우호관계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아예 끊어버리기로 한 것이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미국 정부의 중국 적대행위는 부시 집권 기간 내내 지속될 것" 이라고 결론짓고 "이제는 미국측 적대행위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때" 라고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방일보(東方日報)등 홍콩 언론들이 인용한 정치국 소식통에 따르면 江주석의 이같은 지시에 따라 정치국 7인 상무위원회.외사영도소조.중앙군사위원회 등이 지난주 차례로 비밀회의를 열고 장기적인 대미(對美)전략을 논의했다.

각 회의 결과를 종합해 도출한 대미 대응방안은 일단 세가지로, ▶미국 시장.자본에 대한 의존과 접촉을 최대한 줄일 것▶해방군 무기 현대화계획을 훨씬 앞당겨 실시할 것▶러시아.일본.베트남 등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 등이다.

江주석은 이같은 대응방안을 일단 '1차적 대응' 으로 규정했다. 앞으로 2차, 3차 대응이 차례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江주석은 이어 "부시의 '카우보이' 식 행동이 중국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 고도 평가했다.

카우보이식 안하무인 행동 '덕분' 에 중국 인민들이 '반미의식' 을 제대로 다질 기회를 갖게 됐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중국사회과학원 경제연구팀의 양판(楊帆)주임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중요하다" 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 만연하고 있는 '미국 두려움증.미국 숭배주의(恐美崇美)' 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미국과 맞설 수 없다는 얘기다.

홍콩=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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