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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아이돌 SPAC 투자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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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투자에 조금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 봤을 단어가 바로 스팩(SPAC :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다.
자본시장 통합법이 작년부터 시행되고 투자자들의 투자 종목에 대한 다양한 니즈가 대두되면서 개인들이 크지 않은 자금으로 기업의 M&A(인수합병)에 까지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SPAC이다.

즉,주식시장에 상장은 되어 있지만 사업 내용이 없는 종이 회사라는 개념으로 증권회사의 추천이나 소개를 받아서 미래 발전 가능성 있는 회사를 인수해서 수익을 내는 투자 방법이다.

SPAC은 경영진이 대상 기업을 발굴하고 주주가 기업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이며, SPAC 설립 후 일정 기간 내에 대상 회사를 인수하고 기업공개를 통해 가치가 상승한 합병 기업의 주식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매각하여 투자 이익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수익 구조이다

자본시장 연구원에서 발표한 SPAC 제도 도입의 기대 효과는 첫 번째로 경기 침체기의 자본시장 활성화를 들 수 있는데 경기 침체로 인하여 IPO 시장이 위축되었을 때 유망 비상장 기업의 자금 조달을 가능케 하며, 차입금융을 활용하는 PEF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위축되었을 때 대규모 공모 자금을 바탕으로 우량 기업을 인수하는 노력을 계속함으로써 M&A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의 기대 효과는 주식시장 참여자에 대한 효용을 극대화 할 수 있는데 SPAC 제도의 도입은 투자자, 기업, 금융 투자업자로 구성되는 국내 자본시장 참여자 모두에게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SPAC 투자를 통하여 투자의 안전성, 전문성, 투자 회수의 편의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SPAC은 국내 IB가 단순한 중개업무(brokerage) 중심에서 IPO, M&A, PI 등 다양한 IB 업무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시킬 수 있는 수익 기반 제공하며 비상장 기업은 SPAC의 대상 기업으로서 상장의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IPO시장의 침체기에도 상시적으로 상장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세 번째 기대 효과는 우회 상장의 건전화를 들 수 있다.

SPAC 투자는 전문화 ․ 대형화․ 기관화 등의 특성을 갖추고 전문가 그룹이 투자 수익 극대화를 위해 우량 비상장사 기업을 발굴하여 상장시킨다는 점에서 우회 상장을 건전화시키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국내 자본시장의 여건상 우회 상장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를 규제를 통해 억제만 하기 보다는 시장 원리에 따라 건전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네 번째와 마지막 기대 효과로는 국내에 상장된 SPAC을 통해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고, 오늘날 전 세계적 자본의 흐름은 지리적 근접성보다는 투자의 수익성․ 안전성․ 편의성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각국 거래소간 경쟁은 불가피하며, 이에 SPAC과 같은 투자자 보호 장치와 투자의 편의를 제공하는 금융 상품이 많을수록 거래소의 국제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고 SPAC이 유망 비상장 기업을 발굴하여 동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 받게 함으로써 금융 부문의 유동성을 실물경제 부문에 공급하는 작용을 활성화시키고 금융과 실물경제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최근에 동양밸류오션 기업 인수 목적 회사(SPAC) 1호가 상장을 앞두고 실시한 공모주 청약의 최종 경쟁률이 101.94대1을 기록했을 정도로 그 인기가 폭발적이다.
17일 설립과 상장을 주관한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모집 물량 180만주에 1억8,348만8,520주가 몰렸다고 하는데 청약 증거금은 9,174억 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3월 12일 상장한 미래에셋스팩1호(121950)가 나흘 연속 가격 제한 폭까지 급등하자 한국거래소(KRX)가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 유의를 경고하고 나설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SPAC의 투자 과정은 우선 발기인들이 상법상 주식회사(비상장 SPAC)를 설립하고 공모를 통해 SPAC을 기업공개(IPO)하고 상장시켜서 합병 대상 기업의 구체적인 탐색 및 합병을 실행하고 기업 합병 성공 또는 실패 후 정리를 해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배당하는 방식이다.

SPAC이 기업 합병에 성공해 합병 등기가 완료되면 합병 법인의 신주권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거래되고 일반 투자자들은 이 주식을 보유하거나 매각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투자는 실패도 있기 마련이어서 SPAC이 3년 내에 기업 인수에 실패하는 경우 정관에 따라 자동 해산되고 공모 자금 중 신탁 계정에 맡겨 놓은 돈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반환하게 된다.따라서 액면으로 보면 SPAC은 큰 원금 손실이나 손해는 없게끔 구성되어 있다.

공모 자금의 90% 이상을 외부 신탁 기관(한국증권금융)에 맡겨 별도로 관리하고 합병 실패로 해산하는 경우에도 최소한 이 금액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SPAC에 투자하는 방법은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SPAC의 주식을 사면 된다.

현재 대우,미래에셋,동양종금,현대 증권에서 SPAC를 만들었거나 준비 중에 있고 향후에도 다양한 규모와 형태의 SPAC이 만들어 질 전망이다.

SPAC은 운용에 대한 담당자의 주요 경력이나 과거 실적을 참고해서 투자하는 것이 좋겠고 대출을 받아서까지 투자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빌린 자금을 통한 투자는 금해야 하겠다.

어차피 SPAC은 우량 회사 이거나 현재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회사를 합병해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회사를 고르느냐가 수익률과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SPAC은 최소한 1년 이상 장기 투자를 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

SPAC은 상법상 회사로 분류돼 있어 1년 내에 다른 회사와 합병할 경우 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내야 하고 이미 3년이라는 시간이 정해져 상황에서 굳이 1년 안에 합병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일반 공모 청약처럼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할 것을 생각하고 투자해서는 안 되며 투자한 지 1년이 지나야 시세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즉 2년에서 3년은 지나야 제대로 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기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