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필, 2002년부터 재단법인으로 독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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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내년 1월부터 베를린시의 간섭을 벗어나 재단법인으로 독립하게 됐다. 베를린필의 재단법인화는 신임 총감독 프란츠 자베르 오네조크와 차기 음악감독 사이먼 래틀의 요구에 따른 것. 단원들도 지난 4년간 이를 위해 시당국과 팽팽한 협상을 벌여왔다.

베를린필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베를린의 법적 특수성 때문에 두 개의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베를린에서 연주하면서 베를린시 소속 공무원으로서 월급을 받을 때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http://www.berlin-philharmonic.com)' , 레코딩과 TV출연.해외공연 등으로 부수입을 올릴 때는 '디 베를리너 필하모니커' (베를린필하모닉의 단원들이라는 뜻.) 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왔다.

이들 두 '체제' 의 미묘한 차이 때문에 지금까지 경영진과 단원들은 시당국과 심심찮게 혼선과 마찰을 빚어왔다.

실제 경영은 총감독과 음악감독, 단원 대표 두명으로 구성된 상임이사회가 이끌어간다. 단원 대표인 더블베이스 주자 페터 리겔바우어는 "드디어 독립성과 신축성을 발휘하면서 예술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고 말한다.

물론 재원확보라는 문제가 남아 있다. 음악감독과 1백28명의 단원들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 에 걸맞은 대우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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