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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편집위원 칼럼] "한·미동맹, 같이 갑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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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2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주한미군사령부 내 '나이트필드' 연병장. 토머스 슈워츠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바로 한 달 전 취임한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을 위한 의장행사를 주관하고 있었다.

행사는 리비어 주한 미 대리대사와 조영길(曺永吉)합참의장을 비롯한 양국 군 수뇌 및 그 부인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30분간 진행됐다.

열아홉 발의 예포와 양국의 애국가 연주가 끝나자 슈워츠 사령관의 환영사가 시작됐다. 사열대에 오른 슈워츠 육군대장은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매끄럽지 못한 양국관계를 의식한듯 '한.미 두 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변함없는 혈맹관계였다' 는 사실을 연설 곳곳에서 강조했다.

'유엔군사령관' 까지 모두 세 개의 직함을 갖고 있는 그는 "한.미 동맹은 지난 50년간 이 땅의 평화를 지켜왔으며 향후 50년도 그렇게 될 것" 이라고 말하고 "지금 한.미 동맹이야말로 논란의 여지없는 세계 최상의 상태" 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우리의 앞과 뒤에 놓여 있는 일들은 우리들 내부에 있는 것과 비교하면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는 어느 학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우리들 내부에 있는 것, 즉 한.미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것은 바로 불굴의 자유정신" 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金국방장관이 "한.미 동맹관계 발전에 누구보다 헌신하신 분" 이라며 최상급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5분여 계속된 연설을 끝내면서 사령관은 서투른 우리말로 "같이 갑시다" 라고 외쳐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연단에 오른 金장관은 "냉전체제 청산과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한.미 동맹관계와 연합방위체제가 추호도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하며, 그것만이 북한의 변화와 개방을 유도하는 첩경이 될 것" 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金장관은 "남북관계가 진전될수록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고, 통일 이후에도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기자는 이날 두 사람의 짧은 연설문을 통해 '한.미 동맹은 혈맹이며, 어떤 상황변화에도 결코 흔들려서는 안된다' 는 절규 같은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김준범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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