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음식의 장점과 요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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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건강을 생각해 채식을 즐기는 사람이 늘면서 조용한 산사(山寺)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사찰음식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찰음식은 스님들이 부처의 계율에 따라 육류를 먹지 않는 데서 생겨난 음식. 식물성 재료만으로 요리해 지나친 육식과 인스턴트 식품으로 성인병이나 비만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겐 건강식으로 꼽힌다. 각종 채소의 풍부한 섬유질은 변비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한국전통사찰음식문화연구소장 적문 스님은 "사찰음식은 수행 정진에 열중하는 스님들을 위해 만들어진 만큼 자극성이 없고 위장에 부담이 가지 않는 부드럽고 담백한 것이 특징" 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인공조미료나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청정한 채소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깨끗하고 정갈하며, 조리방법도 재료의 맛과 영양을 잃지 않도록 해 자연의 맛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사찰음식은 고기를 섭취하지 않아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는 산과 밭의 고기로 일컬어지는 버섯과 콩에서 얻는다. 채소라고 무턱대고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파.마늘.달래.부추.무릇 등 냄새가 심하고 자극적인 것은 오신채라 하여 금기시하고 있다.

또 사찰음식은 남기지 않을 양으로 끼니 때마다 준비해야 하고 반찬 수는 적되 영양은 골고루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사찰음식하면 산채요리를 떠올리는데 떡.튀김.전골.탕.찜.조림.국수.김치에 고차.음료.후식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중국에서는 콩단백을 이용해 고기 모양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석가탄신일(5월1일)을 앞두고 가정에서도 사찰음식을 별미요리로 식탁에 올려도 좋을 듯하다.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남편, 뚱뚱한 몸으로 다이어트에 열중인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평상시에도 시중에 나와 있는 사찰음식책의 요리를 응용하면 가족 건강에 한층 도움이 될 것이다. 적문 스님의 도움말로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천연조미료 조리간장과 이를 응용한 사찰음식 유부버섯전골을 소개한다.

한편 사찰음식문화연구소(02-355-5961)에서는 오는 5월1일 적문 스님이 직접 사찰음식을 소개하고 시연하는 무료공개 강좌를 연다.

유지상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유부버섯전골>

◇조리간장

▶재료=물 1말,검정콩 1되,마른 다시마 1줄,마른 표고버섯 1근,찹쌀 1홉,조선간장 적당량,황설탕 ·물엿 약간씩

▶만드는 법

①물에 검정콩 ·표고버섯 ·찹쌀(그물망에 넣을 것) 넣고 끓인다.

②기운차게 끓기 시작한면 다시마을 넣었다가 2∼3분만에 바로 꺼낸다.

③조선간장을 조금씩 부어가며 간을 본다.

④물엿과 설탕을 입맛에 맞춰 적당량 넣으면서 끓여댄다.

⑤용기 테두리에 원형이 3번정도 돌 때까지 다린 뒤 액체만을 따라내 냉장고에 보관해두고 간장 대신 사용하면 요긴하다.

◇유부버섯전골

▶재료=유부 6장,당면 1/2줌,숙주나물(삶아서 물기 짠 것)한줌,표고버섯 10개,두부 1/2모,여러가지 야채(당근·무 등)적당량,생강즙 ·후추 약간씩,미나리 1단,콩나물 반봉지,붉은 고추 2개,팽이버섯 한봉지,다시마물(재료가 잠길 정도)

▶만드는 법

①끓는 소금물에 넣은 유부가 떠오르면 건져내 찬물로 씻은뒤 물기를 없애고 칼집을 내어 주머니 모양으로 입을 벌려 둔다.

②유부 속에 넣을 재료를 준비한다.당면은 찬물에 불려 다져 놓고,숙주나물 ·표고버섯(절반) ·여러가지 야채는 더운 물에 데쳐서 두부와 함께 물기를 빼고 볶은 뒤 다져 놓는다. 볶을 때 간은 조리간장을 맞춘다.당면과 야채 볶은 것에 생강즙과 후추를 넣어 섞는다.

③미나리는 줄기부분만 소금 물에 살짝 데쳐 낸다.

④유부에 속을 채운 뒤 미나리 줄기로 주머니 모양이 되도록 묶는다.

⑤전골 냄비 바닥에 콩나물과 미나리 남은 것,표고버섯(절반)채친 것을 가지런히 돌려 담고 유부 주머니를 중앙에 놓은 뒤 팽이버섯을 얹는다.

⑥전골 냄비에 다시마물을 넉넉하게 부어 한소끔 끓여 낸 뒤 옅은 초간장(다시마물+조리간장+식초)을 곁들여 상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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