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축구] 히딩크호 '3-4-3' 시험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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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거스 히딩크 축구 국가대표 감독은 기회있을 때마다 대표팀은 4-4-2 포메이션과 3-5-2 포메이션에 모두 능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25일 오전 1시(한국시간) LG컵 이집트 4개국 대회 첫 경기인 이란전에서 3-5-2 포메이션의 변형인 3-4-3을 시험 가동했다.

24일 마지막 훈련에서 히딩크 감독은 3-4-3의 '임기 응변성' 을 강조했다.

3-4-3은 상대편의 공격수가 2명일 경우 3명의 수비로 수적 우위를 유지하다 상대편이 공격수를 1명으로 줄이면 중앙 수비수를 빼내 좌우 측면 공격에 가담시킬 수 있다.

또 확실한 공격력을 갖춘 팀을 만날 경우 3-5-2로 쉽게 전환, 미드필드부터 치열하게 맞붙을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전술이 4-4-2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3-4-3으로 전환이 쉽다고 설명했다.

스위퍼를 두는 3-4-3이 아니라 수비 3명을 '일(一)' 자로 세우는 3-4-3의 수비라인은 4-4-2의 포백과 흡사하다.

포메이션을 바꾼 히딩크 감독의 또 다른 노림수는 공격 강화에 있다. 막강 화력을 갖춘 김도훈-이동국 투톱을 받쳐주는 윤정환에게 '처진 스트라이커'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 의 역할을 맡겨 공격자의 숫자를 늘렸다.

각각 좌우 날개로 서는 하석주.최성용에, 공격 가담 임무까지 맡긴 중앙 수비수 강철까지 가세할 경우 공격 숫자는 순간적으로 6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24일 연습 경기에서 하석주.최성용은 수비 가담보다 적극적인 측면 돌파에 전념했고,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한 이영표.박지성은 강철이 공격에 가담할 경우 전진 수비하지 말고 제자리를 지키도록 주문받았다. 상대편에 따라 전형을 달리하는 임기응변과 공격에도 무게를 둔 양수겸장(兩手兼將)인 셈이다.

신문선 본지 축구 해설위원은 "같은 포메이션이라도 감독이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따라 공격 중심이 될 수도, 수비 중심이 될 수도 있다" 며 "히딩크 감독의 새로운 포메이션에서는 윤정환.하석주.최성용.강철 등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고 분석했다.

카이로(이집트)〓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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