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행사 줄이은 대구 손님맞이 채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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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음달 대구에서는 국제청년회의소(JCI)아시아.태평양대회, 대륙간컵축구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가 열린다. 이어 한.일월드컵경기(2002년)와 유니버시아드(2003년)등이 일년 터울로 개최된다.

JCI대회에만도 22개국 3천여명의 외국인들이 방문한다.

모처럼 큰 국제행사를 앞둔 대구의 외국손님맞이 준비 상태는 과연 어떠할까.

기자는 지난 16일 오후 2시55분부터 2시간동안 미국인 더글라스 쿠크(58.캠프조지 영어교사)의 발길을 따라 준비 상황을 취재했다. 쿠크는 1992년부터 10년째 대구에서 살고 있다. 쿠크는 관문 대구공항을 비롯 JCI 참석자들이 묵을 호텔을 둘러봤다. 택시를 타고 백화점에서 쇼핑도 해봤다.

◇ 대구공항〓쿠크가 대구공항을 빠져나온 시간은 이날 오후 2시55분. 그는 안내데스크에서 관광정보를 먼저 알아 보았다. 대구지도와 팸플릿을 받아들고 파크호텔까지 어떻게 가는지를 물었다.

안내원은 친절했지만 영어가 서툴러 아쉬웠다. 안내원은 공항 밖까지 따라나와 택시 승차장을 가리키며 택시이용 방법을 소개했다. (쿠크는 기자에게 "공항은 대구의 얼굴" 이라며 "공항에 한국어와 외국어가 같이 적힌 소책자가 비치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

◇ 택시〓쿠크는 파크호텔까지 택시(영남택시 31바8×××)를 탔다. 요금은 4천원정도. 택시서 내린 쿠크는 "친절하고 간단한 영어도 할 줄 알더라" 고 말했다.

◇ 파크호텔〓호텔 안내데스크에서 쿠크는 관광할 만한 곳을 물었다. 그는 자신을 JCI대회 관광객이라고 소개했다.

안내원은 "일찍 왔으니 쇼핑을 즐겨라" 며 능숙한 영어로 조언했다. 그러면서 '대백쇼핑으로 데려다 주세요' 라고 적은 메모지를 쿠크에게 건네면서 택시를 타라고 권했다. (호텔을 나온 쿠크는 "외진 곳이라 택시가 잘 없는 것을 안내원이 잘 알 텐데 마냥 택시를 타라고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며 "이때는 '택시를 불러 줄까요' 라고 물어야 한다" 고 지적했다. )

◇ 그랜드호텔〓쿠크가 그랜드호텔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45분. 호텔 안내데스크에서 관광정보를 찾자 안내원은 훌륭한 영어로 지도에 관광과 쇼핑할 곳을 일일이 표시해줬다. (기자가 사진을 찍자 "누구냐" 며 "외국인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라" 고 말했다. 쿠크는 관광객을 보호하려는 호텔측 배려가 돋보인다고 했다. )

이어 쿠크는 시티투어라고 적힌 호텔 입구 부스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곳은 호텔예약 등을 받는 업무용 사무실이었다. 쿠크는 "외국인들이 착각할 수 있다" 며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안내문 등을 붙이는게 좋겠다" 고 지적했다. )

쿠크는 호텔 커피숍도 이용했다. 쿠크가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한 중년남자가 "어디서 왔느냐" 며 "대구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라" 고 말을 걸었다. (쿠크는 "그같은 태도는 외국인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는다" 고 말했다. )

커피를 마신 쿠크는 카운터에서 돈을 낸뒤 영수증을 달라고 했다. 이미 직원이 영수증을 쓰레기통에 버린뒤였다. (쿠크는 "영수증을 잘 챙겨 줘야 한다" 고 지적했다. )

◇ 대백프라자〓쿠크는 오후 4시23분 대백프라자에 도착했다. 그가 "지갑을 어디서 사야 하느냐" 고 물었지만 담당 여직원은 무표정인채 쳐다만 봤다. (쿠크는 "웃지도 않고 얼굴만 쳐다봐 민망했다" 고 말했다. )지갑매장을 찾은 쿠크가 가죽지갑에 대해 물었으나 이곳 여직원 역시 잘 알아듣지 못했다.

(이곳을 나온 쿠크는 "대구시민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면서도 "외국인에게 먼저 웃으면서 대하기, 영수증 챙겨주기, 공항.백화점에서 의사소통 잘하기 등을 명심해야 한다" 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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