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조웅천 '전천후 출격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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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 꼴찌 SK의 선전과 우승팀 현대의 추락.

두 팀의 명암이 올 시즌 초반 엇갈리는 데에는 투수 조웅천(30)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현대에서 초대 홀드왕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중간 계투로 자리잡은 조선수는 SK 유니폼을 입은 올해도 변함없는 철완을 과시하고 있다. SK가 치른 13경기 중 무려 절반이 넘는 7경기에 등판해 12와3분의2 이닝을 던져 3세이브 2홀드(1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 해태전은 조선수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SK는 채종범과 에레라의 홈런으로 점수를 뽑았지만 허약한 투수력 때문에 5-4로 간신히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7회 등판한 조선수는 주무기인 싱커를 앞세워 9회까지 단 1안타만 내준 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 승리를 지켰다. 이기는 경기를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SK가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조웅천은 좌완 투수 조규제와 함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현금 15억원에 현대에서 SK로 트레이드됐다. 그렇게나 주고 데려갈 만큼 조웅천의 효용가치가 높으냐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현대에는 특급 소방수 위재영이 있어 미들맨 조웅천이 자기 몫을 해내기가 수월했으나 SK에는 그만한 마무리 투수가 없어 조웅천의 쓰임새가 예전만 못하리라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조웅천은 중간과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출격해 지난해보다 주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체력 만큼은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는 말처럼 철저한 자기 관리와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현대는 신예 마일영 · 전준호 · 신철인 등이 허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으나 조웅천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며 안정감도 부족해 조웅천의 공백을 실감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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