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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파행…野, 노대통령에 이총리 파면 요구키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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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9일 이해찬 국무총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전날 이 총리의 한나라당 비난 발언에 대한 여야 공방으로 파행을 겪고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예정된 대정부 질문을 보이콧하고 노대통령에 이총리의 파면을 요구키로 했다. 또 김덕규 국회 부의장에 대한 책임도 묻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40여일 남은 정기국회 기간중 국민을 최대한 설득하고 야당과도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을 하면서 개혁을 성공시키자”면서 “정기국회에서 생각하고 있는 개혁입법을 모두 기필코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열린우리당 이부영의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의 이념공세와 이해찬 총리의 야당 폄하 등에 대해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열린우리당 의원총회 발언내용>

▶천정배 원내대표

“어제 국회 파행돼 하루 보냈다.국민들에게 실망드려 죄송하다.어제 사태 원인이 여러가지 있지만 우선 한나라당 태도는 참으로 실망스럽다.김덕룡 대표와 만나 합의한 적도 있다.

그 이후에도 한나라당은 정쟁과 대립으로 일삼던 구태정치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대표 연설도 참으로 실망스러웠다.여러 개혁법안에 대해서 심사를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서 좌파적이라고 공격하며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어제 대정부 질문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은( 미리 배포된 원고를 보면) 우리로선 도저히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내용이 참으로 많았다.좌파라는 것은 그동안 계속 해오던 얘기고,주사파들이 청와대와 당,정부를 장악했다는 내용 등 우리의 존재를 부인하고 정권의 정통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로 보인다.이것이 실지로는 국회와 헌정질서를 부인하고 쿠데타를 통해서 다시 자신들의 수구 기득권적 질서를 회복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국회를 버릴 수가 없다.지켜내야 한다.오늘 중으로 또는 되도록이면 이른 시간 내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한나라당과 대화하고 우리 내부에서도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정상화 방안에 대해 오늘 활발한 토론이 있기를 바란다.”

▶이부영 의장

“국감을 마치고 대표연설 있고 대정부 질문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려는 찰나에 국회가 파행이 되니까 여러가지로 마음이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국정을 책임진 집권 여당으로서 상대방이 잘못하고 강짜를 부려도 책임은 집권 여당에게 돌아오는 게 그동안 국회운영 지켜본 저의 경험이다.넉넉하고 도량있는 자세로 국정운영을 이끌어가야 하지 않을까.특히 집권여당의 원내전략은 그런 기조에서 진행돼야 하리라고 본다.

아마 야당 의원들 개별적으로도 많이 접촉하시고 식사도좀 하고 설득을 좀 해주셔야 되지 않을까.”

▶민병두 의원

“어제 사태의 원인은 베를린 발언이 아니다.박대표가 취임후 이정부를 인정한 적 없다.좌파정부라고 하고 여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한 적 없다.입만 열면 빨갱이라고 하고,이한구 의장은 날마다 탄핵 사유라고 했다.베를린 발언이 발단이 아니다.색깔 논쟁에 대해 한나라당이 사과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이해찬 발언에 대해 틀리다고 주장하지는 않더라. 당을 해체하고 제2창당 절차를 밟는 것이 지지층에도 좋을 것이다.”

▶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김덕룡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에서의 이해찬총리 발언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원내 대책회의에서 김덕룡 원내대표 발언>

“어제 대정부질문 총리 오만불손한 도발과 망언으로 파행됐다.이총리는 망언하고도 반성은커녕 도발 서슴지 않는다.총리가 의원 질문에 대답하는 자리에서 오만방자한 태도로 입법부에 도발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반의회적,반국민적 망동이다.

이 정권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시도 때도 없는 막말과 돌출행동으로 인해 나라는 한시도 조용할 날 없어.그런데 임명직에 불과한 총리마저 제 분수 모르고 막말과 돌출행동에 대열에 합류해서야 어떻게 나라가 온전할 수 있겠나.이 총리가 수도이전 위헌결정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집권세력의 화풀이를 하는 것이든,아니면 헛된 대권망상에 사로잡혀 과잉행동을 하는 것이든 도저히 용납 못할 언행이다.

여당이 야당과의 타협에 최선을 다하겠다지만 그 당 출신 총리가 야당을 대놓고 매도하는데 어떻게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나.총리에 사과 요구했지만 이 시간까지 아무 대응 없다.더이상 사과 요구할 때 아니다.

의장에게도 책임 묻지 않을 수 없다.총리의 의회에 대한 도발에 강력한 경고 했어야 의장은 마땅하다.그런데 방치했을 뿐 아니라 한나라당 의사진행 발언을 봉쇄했다.책임져야 한다.

의원 여러분은 집권세력 어떻게 효과적으로 응징할 지 좋은 얘기 해 달라.

이 정권이 미 대선 직후 특사 파견해 내년 봄에 정상회담 성사시킨다는 내용이 언론에 나와 있다.진정 남북화해 긴장완화를 위한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정략적인 이유로 정략적 과정 거쳐 성사시키려 혈안이 돼 있다.

국면 전환 위해 시도 때도 없이 정상회담 얘기가 나온다. 보안법 폐지 등이 정권이 밀어붙이는 4개 국론분열법안을 저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좋은 의견을 말해 달라.

의원 여러분 잘 알다시피 한나라당은 소수야당 됐다.오직 단합과 국민적 지지만이 거대 여당 이길 유일한 자산이다.비상한 인식하에 진지한 논의해서 당이 갈 바른 방향을 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대책회의는 비공개로 하고 추후 브리핑하겠다.”

김성탁.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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