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자치구 일부 점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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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스라엘군이 17일 오전(현지시간) 탱크와 불도저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일부를 점령했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병력을 주둔시킨 것은 1994년 팔레스타인과의 협정에 따라 군대를 철수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스라엘 도시들에 팔레스타인측의 박격포 공격이 계속되는 한 이 지역을 무기한 장악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지구 인근의 이스라엘인 거주지역이 박격포 공격을 당하자 팔레스타인인 거주지역에 대대적 포격을 가하기 시작해 이날 북부 에레즈 국경통과소 부근의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의 중심부를 장악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한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부상했다.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이스라엘군이 최소한 자치지구 내 8백m까지 들어와 팔레스타인 경찰 초소 여섯곳을 점거했으며 20여대의 탱크와 장갑차를 배치해 접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의 주둔으로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은 사실상 남북으로 분단돼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BBC방송은 "지난해 9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래 가장 위험한 순간을 맞고 있다" 고 전했으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르고 있다. 우리는 절대 무릎을 꿇지 않을 것" 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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