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홍성일 한국투신증권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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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지난해 5월 한국투신증권의 경영을 맡은 홍성일(洪性一.52.사진)사장의 경영 일념은 '정상화' 다.

5조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회사로서 하루 빨리 경영을 정상화해 회사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투입된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것이 지상명령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임직원 의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 洪사장은 취임 이후 8개월 동안 4박5일 과정의 '리뉴얼 2000'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를 비롯한 1천2백여명의 전 임직원이 참석한 이 프로그램에서 임직원들은 증권 전문교육을 받는 것과 함께 건전 금융기업으로 다시 서기 위한 각오를 되새겼다.

임직원의 변화는 영업성과로 이어져 洪사장의 취임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2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월 결산 때 1천8백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이 회사 상황과 비교하면 그 성과를 가늠하기 충분해 보인다.

지난해 중반 대우 담보 기업어음(CP) 상각에 따른 특별이익이 1천억원 가량 발생한 게 흑자의 한 요인이다. 하지만 오랜 증시 침체로 3월 말 기준 1조원 규모의 보유주식 평가손실만 2천억원 가까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사정은 다르다. 결국 흑자의 주원인은 영업부문에서 이익을 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는 그냥 얻어진 성과가 아니다. 회사는 공적자금 조기 상환을 목표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2백여명의 인력을 줄이고 본부 조직을 축소했다. 뿐만 아니라 점포 통.폐합과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 발빠르게 자구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洪사장은 "흑자 전환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발판으로 한해 1천억원 규모의 흑자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일궈야 한다" 며 " '초일류 기업' 보다는 '고객이 믿고 사랑하는 기업' 으로 만들겠다" 고 다짐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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