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의 접전 … 밀어내기로 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6차전에서 삼성 로페즈가 9회말 2사 만루에서 현대 투수 전준호로부터 밀어내기 결승점을 얻자 삼성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4차전에 이어 다시 벌어진 투수전. 경기 개시 후 3시간17분 동안 전광판에 그려지던 0의 혈투는 9회말 밀어내기로 끝이 났다.

삼성이 현대를 1-0으로 꺾어 한국시리즈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승2무2패.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는 사상 처음 8차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2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6차전에서 삼성은 김진웅-권오준의 철벽 이어던지기로 현대 타선을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고, 9회말 1사 만루에서 6번 로페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올렸다.

현대 선발 김수경과 삼성 선발 김진웅은 4회까지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삼성은 1루도 밟아보지 못했고, 현대도 볼넷은 얻었지만 안타는 없었다. 관중석에서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며 술렁거렸다.

5회말 1사 후 삼성 김한수가 기습 번트 안타로 양 팀에서 첫 안타를 기록했다. 김한수는 김수경의 1루 악송구로 2루까지 진루했고, 김종훈이 몸맞는 공으로, 로페즈가 볼넷을 골라 1사 만루가 됐다. 그러나 강동우가 1루수 땅볼로, 조동찬은 삼진으로 물러나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5회까지 볼넷 5개를 내줬지만 안타를 맞지 않고 잘 버티던 김진웅이 6회초 1사 후 전준호를 또 볼넷으로 출루시키자 김응룡 감독은 지체 없이 권오준으로 교체했다. 현대 타자들은 권오준의 공도 공략하지 못하고 끌려가다 8회초 전준호가 유일한 안타를 때려 팀 노히트노런의 위기를 벗어났다.

연장전이 예상되던 9회말. 진갑용이 1사 후 중전안타로 진루했다. 김한수의 2루 강습 땅볼은 현대 2루수 채종국의 다리를 튕겨 우익수 쪽으로 굴렀다. 이 사이에 주자는 1사 2, 3루가 됐다. 현대 네 번째 투수 신철인은 김종훈을 고의 볼넷으로 걸러 만루 작전을 펼쳤지만 로페즈에게 볼넷을 허용, 허무하게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삼성 김응룡 감독은 "겨우 이기긴 했지만 타자들의 방망이를 살릴 묘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 김재박 감독도 "패인이랄 것도 없다. (타자들이) 못 쳐서 졌다"고 말했다.

성백유.최준호.남궁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