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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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 중국을 보는 국제금융 시장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저우샤오촨(周小川·62·사진) 인민은행장의 말은 늘 주목을 받는다.

바로 그의 입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그는 14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직후 중국증권보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여부는 앞으로의 물가 추세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공학 박사 출신인 그는 건설부장(장관)을 지낸 저우젠난(周建南)의 아들로 태자당(太子黨:혁명 간부 자제와 친인척 집단)으로 분류되는 실세다. 2002년 12월 이후 8년째 중앙은행 수장을 맡고 있다.

그는 “2월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인민은행 전망치보다 높았다”며 금리 인상이란 말을 이례적으로 입에 올렸다. 2월 물가상승률 2.7%에 대해 11일 “예상에 부합한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시장의 예측치는 2.2∼2.5%였다.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25% 수준이므로, 실질금리는 2008년 10월 이후 16개월 만에 마이너스가 됐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지난해 9.6조 위안(약 1600조원)의 대출이 풀린 데다 물가가 예상보다 많이 뛰어 통화당국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왔다.

인상 시점에 대해 저우 행장은 “통화 팽창과 관련된 구체적 숫자에 달려 있다”며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들은 3월 이후의 물가에 따라 금리 인상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다만 그는 “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지는 않으므로 일단 정해진 계획에 따라 통화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같은 날 기자회견을 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출구전략 시점에 대해 “때를 봐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로 ‘인시이동(因時而動)’이란 화두를 던졌다. 타이밍을 강조한 말인데 저우 행장의 발언과는 미묘한 거리를 보인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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