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2진 전원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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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일 차관급 인사에선 통일.외교.국방부의 얼굴이 모두 바뀌었다.

3.26 개각에서 이들 부처의 장관이 전원 교체된 것을 감안하면 정부의 외교안보팀은 완전히 새 진용을 갖추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추진과 미국 등 주변 강국과의 협력 확보라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이라고 풀이했다.

지난달 개각이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을 주축으로 미국통인 한승수(韓昇洙)외교통상부장관과 김동신(金東信)국방부장관을 전면에 배치한 게 특징이라면, 차관 인사는 기능.역할면에서 장관의 역량을 보완.조화시키는 데 역점을 두었다는 평이다.

우선 김형기(金炯基)통일부차관은 남북관계의 '큰 그림' 을 그릴 줄 아는 몇 안되는 대북 정책통이다.

DJ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이해와 풍부한 남북회담 경험을 바탕으로 출범 초기부터 林장관과 호흡을 맞춰 왔다.

그는 외교안보팀 내 장관급 협의체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상임위에서 논의할 주요 현안을 사전에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전임 반기문(潘基文)차관의 유임 예상을 뒤집고 발탁된 최성홍(崔成泓)외교부차관은 구주국장과 주영(駐英)대사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대미(對美)관계에 주력할 韓장관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꼼꼼한 성격은 아니어서 '호두속 같은' 외교부 안살림을 어떻게 감당할지가 과제다.

권영효(權永孝)국방부차관의 발탁은 올해 말 시작될 차세대 전투기(F-X)사업과 이지스급 구축함 건조 등 10조원 규모의 신형 무기 획득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계획관과 조달본부장을 거친 그는 전략통인 金장관을 보좌해 무기 구매 등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안보팀의 장.차관 전원 교체로 분위기는 일신했지만 일각에선 업무의 연속성이란 면에서 문제점을 제기한다.

부처 내에서 장.차관이 보조를 맞추는 것은 물론 팀내 조율이란 측면에서도 본격 가동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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