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분교 정대성·장윤실 부부 교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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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안좌초등학교 자라분교의 정대성 ·장윤실씨 부부 교사다.딸 한결(10) ·아들 준혁(6)과 함께 지난 2월 이 섬에 왔다.

丁씨가 5·6학년 무궁화반을,장씨가 1 ·4학년 장미반을 맡고있다.

한결이는 4학년으로 어머니가 담임 선생님이다.온가족이 하루종일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섬에 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丁씨 부부는 제주교대 동기생.나란히 1983년 초임 발령을 받아 교사 경력 19년째다.89년 결혼했지만 같은 학교에 근무한 적이 없어 상당기간 떨어져 지내왔다.

지난해 부인인 장교사가 순환근무 원칙에 따라 도서벽지 학교로 가게되자 그도 함께 지원했다.부부가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신안 비금초등학교 대광분교장으로 발령났다.

목포 시내 학원에서 바이얼린을 3년째 배우고 있는 딸아이의 교육과 아직 어린 아들을 데리고 선듯 섬으로 나서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젠 이같은 결정에 감사해한다.

지난 3월에 생선회 집 ·노래방 등이 들어선 비금도를 떠나 더 오지인 자라도로 들어왔다.학교에 인접한 관사 앞 텃밭에 무 ·배추 씨도 뿌렸다.

아이들과 어울려 공도 차고 쏟아져 내리는 별빛 아래서 끊임없이 대화하며 이곳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한결이가 중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3년간 이 학교에 머물러 있기로 했다.

마을의 순박한 인심은 이들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매주 토요일 오전 목포로 나가는 배가 출발하는 안좌도까지 가는 길에는 주민들이 앞다퉈 자기 배에 이들을 태우려고 실랑이까지 벌인다.학부모들이 학교를 방문할 때면 채소며 곡식을 싸들고 찾아온다.

이학교의 올해 최대 사업은 피아노를 마련하는 것.풍금만으로는 교사·학생 모두 양이 차지 않기 때문이다.

동료 교사인 김을용씨는 "섬에서만 4년째 근무해 결혼시기를 놓치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부모님에게 송구스럽다"면서 "24시간 열정을 쏟아부을 수도 있는 곳이 섬학교 생활"이라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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