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전자 반도체값 올리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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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 반도체 현물시장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선 데 이어 삼성전자.현대전자 등이 다음달부터 대형 컴퓨터업체 등 고정거래선에 반도체 공급가격을 소폭 올릴 전망이다.

28일 삼성전자(http://www.sec.co.kr) 관계자는 "주요 거래선들과 다음달치 SD(Synchronus D)램 공급가격을 5~10% 정도 올리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며 "현재 개당 4.7달러선인 1백28메가 SD램 공급가격을 5달러 정도로 올려받을 계획" 이라고 말했다.

현대전자(http://www.hei.co.kr)측도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았지만 IBM과 휴렛패커드(HP) 등 대형 거래선이 물량을 많이 요구하고 있고, 현재 고정거래선 가격이 현물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아 다음달부터는 가격을 올릴 생각" 이라고 밝혔다.

한 달에 두번씩 조정하는 고정거래선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계속 내림세여서 소폭이나마 가격인상 협상이 진행되는 것은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이같은 가격 인상 움직임은 1백28메가 SD램 북미현물시장 가격이 26일(현지시간)부터 연 이틀간 5달러대(4.95~5.20달러)를 유지하는 등 이달 중순 이후 보합세 또는 소폭씩 상승한 데 힘입은 것.

업계 관계자는 "SD램 의존도가 높은 현대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사의 재고가 2월 초 7~8주 물량에서 최근엔 5~6주로 줄어드는 재고조정 효과도 컸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올초 64메가 SD램과 1백28메가 SD램의 가격역전이 이뤄지는 비트크로스가 끝난 상태라 1백28메가 SD램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산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 김일웅 상무보는 "가격이 상당기간 지금 수준에서 오르내릴 것" 이라며 "개인용 컴퓨터(PC)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한 최근의 반도체 가격 오름세가 오래 가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 경기가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 이나 "미국 PC시장 침체가 가속화하는 등 아직 반도체가 공급과잉 상태라 3분기 이후에나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 이라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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