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보고서 "한국 학교 권위주의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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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의 학교는 관료적 체제와 권위주의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지만 점점 시장모델 쪽으로 이행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http://www.oecd.org)가 27일 발표한 교육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중.고교는 매우 관료적이며 교사는 기존의 교수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20대의 학력수준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나 일단 졸업하면 더는 공부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 성인의 재교육 비율이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 학교의 현재와 미래〓OECD 교육연구혁신센터는 미래의 학교 유형으로 회원국의 초.중.고교를 '현상 유지' '학교 강화' '학교 쇠퇴' 등 세가지로 예상했다.

현재의 상태는 '관료제적 학교체제' 와 '시장모델의 확대' 등 두가지. 국가가 동일한 교육과정체제를 유지하며, 학교에서 관료적 특징을 지닌다는 측면에서 현재 한국의 학교는 관료제적 학교체제에 속하지만 시장 모델의 확대 쪽으로 이행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 교육 강조, 효율성과 교육의 질 강조 때문에 1995년 교육개혁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 모델 확대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이다.

OECD는 "이런 현상 유지 학교들은 노력 여하에 따라 10~15년 뒤 학교 강화 또는 쇠퇴 방향으로 변화할 것" 이라고 예상했다.

학교 강화란 정부의 재정 지원과 학교의 자율권이 확대되고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폭이 커지는 것이다.

학교 쇠퇴는 대규모 교사 이직이나 학교 벽을 뛰어넘는 정보화기술의 발달로 개인과 개인간의 학습망이 형성돼 기존의 학교 체제가 해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 중.장년층 재교육 미흡〓한국의 35세 이상 성인이 대학 등 각종 재교육기관에 등록한 비율은 2.87%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일본.멕시코와 함께 최하위 수준이다.

영국의 재교육 비율은 24%에 가까워 우리의 8배나 된다. 호주.캐나다.미국도 우리나라의 5배 이상이다.

반면 25~29세 연령층의 중등교육 이수 비율은 한국이 95%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3세 아동을 기준으로 유치원 교육을 받고 있는 비율은 한국이 7.66%로 조사 대상 25개국 가운데 22위에 그쳤다.

이 보고서는 한완상(韓完相)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 회원국 각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4월 2일부터 4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OECD 교육장관회의에서 논의된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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