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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풍경] 대치동 '긴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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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조용하고 편안하게 식사할 음식점을 찾다보면 일식전문집이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오른다. 속에 부담이 적은 생선회를 중심으로 한 생선요리가 주메뉴인데다 실내장식이 말끔하고 서비스가 친절해 귀한 손님을 모시더라도 큰 걱정이 없다. 그러나 겉모양만 흉내를 내고 음식의 맛이나 질은 떨어지는 일식집에선 비싼 음식값을 치르며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빌딩 후문 건너편에 있는 '긴자' 는 지갑을 꺼내며 다음을 기약할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다.

전복죽으로 시작하는 긴자특정식(3만원). 노란빛이 도는 전복죽을 먹고 나면 도미.광어.참치 등 생선회가 대여섯 가지 올라온다. 크기가 다른 곳에서 보던 것보다 큼직하고 싱싱하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산지에서 갓 잡아올린 활어 중 큰 것만 쓴다고 했다.

이 집만의 독특한 찍음장이 있는데 일명 '청양고추 양파소스' . 일본에서 6년 동안 일한 주방장이 개발한 것이라며 흰살 생선회에 듬뿍 찍어 먹으라고 권한다. 회의 쫀득한 맛에 매콤하게 와닿는 신선함, 은은하게 깔린 달콤함이 어울려 색다른 맛을 낸다. 이 찍음장 때문에 단골이 된 일본인 손님도 많다고 있다고 한다.

이어지는 코스는 초밥. 광어.도미로 만든 기본적인 초밥에 캘리포니아롤.상어알을 올린 김초밥 등 여섯가지가 오른다.

도미회를 날치알과 일본 깻잎을 넣어 버무린 독특한 회도 곁들여진다. 새우튀김 등 튀김요리가 뒤따르고 구이요리로 조기.메로가 사람 수대로 한 접시씩 오른다. 웬만한 사람은 여기서 배가 찰 만하다. 주방에서 내놓는대로 먹어치우다간 메인 코스인 꽃게장.알밥.매운탕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 어렵다. 짭짤한 게장에 밥을 비벼 먹고 싶다면 알밥 대신 맨밥을 주문하면 된다.

후식으로 이곳에서 직접 만든 양갱과 과일까지 먹고 나면 '이렇게 내놓고도 남는 게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넉넉하고 푸짐한 상차림이다. 점심에는 이 코스에서 꽃게장.알밥.매운탕이 빠지는 긴자정식(2만원)이 있는데 값을 따지면 더욱 실속이 있다.

이 두가지 정식은 저녁 손님들이 주로 찾는 생선회(8만원)영업을 위한 서비스 차원이라고 주인이 귀띔하지만 생선회 역시 강남지역에선 값어치가 있는 메뉴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다다미방(13개)이 많아 조용한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을 듯하다.

유지상 기자

전화번호 02-566-0485

주요메뉴 긴자정식 ·스시(3만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1시

쉬는 날 연중무휴

좌석수 1백40석

주차규모 30대

이럴 때 가보세요=귀한 손님을 접대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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