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위기 급한 불 끄자" 전격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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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이 최선정 보건복지부장관의 후임으로 민주당 김원길(金元吉)의원을 바로 임명한 것은 "의료사태 위기를 조기 수습하겠다는 의지" 라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제기한 '선(先) 사태 수습-후(後) 장관 경질' 의 순서를 바꾼 것은 "崔장관으로는 정책 신뢰도를 높일 수 없다는 판단을 金대통령이 했기 때문" 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 급속한 경질 인사=보건복지부장관 경질은 급속히 이뤄졌다. 崔장관이 오전 국무회의 직후 청와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에게 "대통령을 제대로 못 모신 책임을 통감한다" 며 사임 의사를 표시하면서다.

韓실장은 즉시 金대통령에게 보고했다. 金대통령은 준비해 놓은 듯 민주당 金의원을 지명했다. 金대통령은 며칠 전부터 인선에 고심을 했다고 한다.

"민심 관리 측면에서 보건복지부장관의 중요성이 높아진 마당에 정책 추진력과 균형 감각을 갖춘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은 때문" 이라고 그는 말했다.

金의원을 발탁한 것은 그가 민주당 정책위의장 시절 기획 능력을 보였고, 기업 경영(대한전선) 경험을 중시했다는 것. 특히 "정치인을 발탁한 것은 내각에서 보건복지부의 발언권을 높여주겠다" 는 金대통령의 배려라고 한다.

◇ '행정자치부 장관 교체설' =崔장관 경질에 따라 '진짜 개각' 은 이달 말로 미뤄졌다. 그 개각의 성격은 'DJP+α(민국당)' 의 정치적 안정을 기하는 쪽에도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한다.

이와 관련, 민주당 주변에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설이 나도는 최인기(崔仁基)행정자치부장관 자리에 민주당 의원이 들어가고▶자민련 몫이 한명 추가돼 김윤기(金允起)건설교통부장관의 후임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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